제재공백 속 의심선박 입·출항 반복 ‘北석탄 반입’업체 기소의견 송치 예정

관세청이 지난해 8월 유엔 안보리가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대북제재 결의 2371호를 채택한 후 2개월이 지난 뒤에야 해당 세관에 이를 알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 사이 북한산 석탄 의심 선박은 한국항을 유유히 드나들었다. 미국의회가 지난해 3월 ‘주의 책임(due diligence)’을 다하지 않은 업체에 대한 자산동결을 가능하게 한 대북제재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어, 미 정부가 문제 삼을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다. 대북제재 이행에 정부가 소극적으로 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0일 헤럴드경제가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요청해 관세청에서 받은 ’안보리 대북제재 이후 조치 현황’에 따르면 유엔안보리가 석탄 등 북한산 광물을 수입금지 물품에 포함하기로 결의한 2017년 8월 5일 이후, 두 달을 훌쩍 넘긴 10월 26일에서야 각 세관에 ‘북한산 물품 우회수입 차단 이행 수입 통관 매뉴얼’을 보냈다.

이 사이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 의심 선박인 샤이닝리치호는 10월 19일 동해항에 석탄을 싣고 오는 등 8월 5일부터 10월 26일 사이 총 네 차례에 걸처 석탄을 싣고 국내항만을 드나들었다.

관세청이 ‘UN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사항에 따른 제재대상물품 처리방안’을 공지한 날짜도 10월 16일이다. 관세청은 “‘북한산 물품 우회수입 차단 이행 수입 통관 매뉴얼’을 세관에 보내, 담당과장 책임하에 실무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지만, 취재결과 단순한 구두로만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매뉴얼은 5~6페이지로 원산지 확인 내용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위조임이 드러난 ‘샤이닝리치호 무연탄 원산지증명서’의 경우 러시아 상공회의소 검증 사이트에서 검색만 해도 그 진위를 알 수 있는 만큼, 관세청이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관세청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협정 체결로, 원산지 증명서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러시아의 경우는 그런 절차가 없다”며 “수입업체가 준 관인 등이 찍힌 원산지 증명서만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관세청은 과거 수입금지 품목이 있으면 이를 각 수입 업체에 알려 이를 환기시켰지만 더이상 이를 하지 않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입금지 물품을 이메일로 각 수입업체에 보냈지만 수입업체에서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원하지 않아 메일링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추 의원실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관세 국경이 유린당한 것인지 그 사실을 조사하는 데만 10개월 가량을 소모하고 있다”며 “와중에 우리 관세국경을 책임지는 관세청이 강화한 조치라고는 관련 매뉴얼을 만든 것 뿐이라고 하니 경악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국내 북한산 석탄의 위장 반입에 관여한 수입업체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관세청은 이날 오후 2시 정부대전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북한산 석탄 등 위장 반입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관세청이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석탄이 러시아 등을 거쳐 국내에 들어왔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한 지 10개월 만이다. 관세청은 수사 과정에서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산으로 위장돼 일부 국내로 반입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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