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가 규제완화, 투자활성화 등 혁신성장 쪽에 무게를 두자 관련 개혁입법 과제를 떠안은 민주당이 원내에서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완화가 대표적이다. 혁신성장의 상징으로 떠오른 인터넷은행 규제완화는 은행법 개정 대신 특례법 제정을 통해 산업자본의 의결권 지분 보유를 최고 4%에서 34%로 높이는 방안이 주로 거론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인터넷은행에 한정해 혁신 IT 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한다”고 했다. 이에 여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도 이어진 회동에서 인터넷은행 특례법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일각에서 민주당이 과거 당론으로 반대한 ‘은산분리 완화 반대’ 입장을 철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범진보 정당을 중심으로 일련의 규제완화 정책에 반대하는 기류가 형성됐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이미 인터넷은행 규제완화에 대해 각각 “재벌의 먹잇감만 키워주는 일”(정동영 대표), “재벌개혁의 중대한 후퇴”(이정미 대표)라며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등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협력이 필요한 여당이 범진보진영과의 입법공조에 균열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규제혁신 입법까지 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이 민주당 앞에 놓인 셈이다.
청와대가 전방위 규제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혔기 때문에 이러한 딜레마는 앞으로도 당 안팎에서 반복될 여지가 크다. 개혁입법에 무게 추를 두게 되면 범진보 정당을 위시한 개혁입법 연대와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반면, 규제혁신에 힘을 실으면, 보수 야권과 비교적 가까워지게 된다.
인터넷은행 규제완화, 비식별 개인정보 규제완화뿐 아니라 의료기기 규제완화도 조만간 여야 협상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이 표면적으로 야당 시절 당론과 배치되는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 진보성향 지지자들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최근 문 대통령과 여당은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 속에 지지율 하락을 경험했다. 혁신성장에 무게를 실은 후에도 단기적으로 경제지표가 개선되지 않으면 지지율이 더 떨어질 위험도 안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은 국정운영에 무한책임이 있는 여당으로서 신산업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자 규제개혁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는 명분을 내세워 국민과 범진보 야권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오는 14∼15일 강원도 평창에서 상임위 간사단과 정기국회운영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워크숍을 진행한다. 31일에는 전체 국회의원 워크숍을 통해 지도부 입장을 전달하고 토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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