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추락·정부 감독소홀 책임론 등 해외투자자 ISD통한 소송 가능성
국토교통부가 진에어에 대한 면허 취소를 강행할 경우 해외투자자들의 투자자-국가간 소송제도(ISD)를 통한 소송이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진에어의 면허 취소는 진에어 상장 폐지로 이어질 수 있고, 이로 인해 손해를 본 국내투자자들을 비롯해 해외투자자들이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을 근거로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및 거래소 등 유관 기관의 적법한 심사 거쳐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진에어 면허가 취소될 경우 신뢰 추락과 함께 해당부처의 관리감독 소홀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이슈는 상장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국토부는 항공운송사업면허 변경을 세 차례나 발급해주는 가운데 어떤 지적이나 지도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진에어에 대한 면허 취소가 현실화할 경우 정부 스스로 실수를 자인한 것으로, 수천억원대의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에어 주가는 지난 4월 최고 3만4300원을 기록한 이후 최근 2만3000원대로 추락했다. 이에 면허 취소는 곧 정부 과실로 피해를 봤다며 ISD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를 상대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ISD 제기가 줄을 잇고 있어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을 감안할 때, 소송 가액이 최소 1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기회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천 억원대로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2000여명의 진에어 직원과 1만여명의 협력업체 일자리다. 지난 25일 진에어 직원들과 그 가족 수천 명은 ‘생존권을 위협하는 청문회를 취소해달라’며 거리로 나섰다.
진에어 직원 20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1991년 항공법 개정 당시 입법 실수로 모순된 조항이 항공관련법 안에 들어갔는데, 국토부가 자신의 잘못을 숨기려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사실을 방치하고 관리ㆍ감독하지 못한 국토부의 책임이 가장 큼에도, 그 책임을 진에어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항공사업법 9조와 항공안전법 10조 1항 5호에 따르면 외국인이 법인 등기상 대표자이거나 외국인이 법인 등기상 임원의 2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일 경우 면허를 내주면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반면 국토부가 진에어 면허 취소 검토 근거로 제시한 항공안전법 10조 1항 1호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에게 면허를 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면허 취소를 위한 청문회와 같은 요식행위가 아닌,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청회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환·박혜림 기자/att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