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수 체외진단기업협의회 회장 “의료기기법 통과 등 보완장치 필요”
“문재인 대통령의 발표는 그야말로 업계로서는 깜짝 이벤트였습니다. 발표 이후 주변에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수 십개 받았죠.”
이자수 체외진단기업협의회 회장은 잔뜩 고무된 목소리였다. 정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의료기기 분야 규제혁신 및 산업 육성’ 방안에서 체외진단기기가 가장 먼저 수혜를 입는 분야로 점 찍혔기 때문이다.
체외진단기기는 혈액, 타액, 소변 등을 통해 질병 정보를 판단하는 기기를 말한다. 이는 인체에 기기를 삽입하는 것이 아니기에 안전한 의료기기에 속한다. 혈당 측정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혈당 측정기 전문 기업 ‘아이센스’의 부사장이기도 하다.
그동안 체외진단기기는 의료기기라는 카테고리에 들어 정부의 ‘신의료기술 평가’를 거쳐야 시장 출시가 가능했다. 신의료기술 평가에 소비되는 기간은 280일 정도다. 하지만 이번 의료기기 분야 규제혁신에서 체외진단기기는 사전평가에서 사후평가로 전환된다. 이로 인해 체외진단기기의 시장 진입은 기존 390일에서 80일로 대폭 줄어든다.
이 회장은 “체외진단기기는 식약처 허가시 이미 검증된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받게 되지만 신의료기술 평가라는 과정까지 거쳐야 하는 이중규제로 시장 출시가 늦어져 왔다”며 “이 때문에 개발을 하고도 출시가 늦어져 이미 시장에 나올 때는 구식 모델이 되고 시장의 외면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체외진단기업협의회는 국내 체외진단 산업 발전을 위해 2011년 설립된 협의회로 현재 80여개 체외진단기업이 소속돼 있다. 협의회는 그동안 체외진단 분야에 대한 규제대응 및 정책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고 이번에 그 결실을 맺은 셈이다.
이 회장은 “그동안 체외진단기기의 규제 개선을 위해 복지부, 식약처 뿐만 아니라 국회, 중기청, 국무총리실 등 안쫓아간 기관이 없을 정도”라며 “그동안 허공에 대고 떠드는 꼴이이었는데 이번 정부의 전향적인 이중 규제 개선 발표에 솔직히 깜짝 놀랐다”고 했다.
특히 이번 규제 개선으로 국산 체외진단기기의 해외수출이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된다. 국산 체외진단기기 기업들은 내수 시장보다 해외 수출 비중이 더 높다.
이 회장은 “하지만 국내 허가를 받지 못한 제품은 해외수출에 제한이 많았다”며 “좋은 기술력과 예쁜 디자인으로 해외 사용자들의 선호도가 높았지만 국내 규제에 막혔던 해외 수출 장벽이 없어지면 지금보다 해외수출이 2배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한편 협의회는 규제 개선 발표가 실질적인 효과로 나타나기 위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이 회장은 “대통령이 직접 규제를 줄여 나가겠다며 큰 그림을 제시한 만큼 이젠 세심한 실천 계획안이 필요할 것”이라며 “체외진단의료기기법 국회 통과 등 제도적 장치와 함께 전담 조직 신설, 인력 보강 등도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손인규 기자/iks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