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신흥국뿐 아니라 선진국도 대규모 순유출 -채권형 펀드는 신흥국 순유출ㆍ선진국 순유입 -6일 미중 쌍방관세 부과…경기개선 뚜렷한 일본에 영향 제한적
[헤럴드경제=윤호 기자]무역전쟁 여파로 신흥국뿐 아니라 선진국 증시에서도 자금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 전세계 주식형 펀드에서 297억달러 어치 순유출이 일어났으며, 이중 선진국 주식형 펀드의 순유출 규모는 266억달러에 달했다. 선진국 주식형 펀드에서 200억달러 이상의 자금 이탈이 나타난 것은 무려 14주만이다. 특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던 북미 펀드에서 249억달러가 유출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도 무역전쟁의 타격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31억달러 어치가 순유출됐다. 한국 배분액도 4억4000만달러가 유출돼 8주 연속 자금이 이탈했다. 다만 일본 주식형 펀드에 26억달러 어치가 순유입된 점이 눈에 띈다. 일본 주요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 데다 고용 지표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채권형 펀드의 양상은 달랐다. 주식형 펀드에서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자금 유출 양상을 보인 반면 채권형 펀드에서는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펀드가 유입세를 나타낸 것. 채권형 펀드는 신흥국에서 32억달러가 순유출됐고 선진국에는 39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이중 북미 펀드로의 순유입 규모는 21억달러에 달했다.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선진국 주식형 펀드마저 위험자산으로 인식됨에 따라, 보다 안전한 자산인 선진국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경우 역시 무역전쟁 여파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이탈은 피할 수 없었으나, 이 자금이 멀리가지 않고 원화 채권에 몰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1조원이 넘는 매도세를 보였지만, 국내채권을 4조8000억원 어치나 사들였다”면서 “외국인이 원화 자산 전체에 대해 매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아진 국내 주식에 대해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향후 글로벌 펀드의 자금 흐름은 오는 6일 미국과 중국의 쌍방관세 부과 여부에 따라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산 제품 340억달러 어치에 대해 6일부터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160억달러 어치에 대한 2차 관세도 부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부득불 강한 반격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의 조처가 이뤄지는 6일에 맞춰 미국산 수입품 340억달러 어치에 대해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160억달러어치에 대해선 추후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경우 대부분의 국가에서 높은 수출입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G2 무역갈등 영향은 글로벌 펀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초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일본과 개혁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인도 등에서 비교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