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기관 매도폭탄에 할인율 역대 최고 수준 -규제 이슈에 외인보다 민감한 기관, ‘팔자’ 일관 -하반기 규제 법안 윤곽 나와야 투심 회복 전망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국내 지주회사들의 주가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 할인율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그만큼 국내 증시에서 지주사들이 과도하게 저평가 받고 있음을 뜻한다.
그 배경에는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있다. 기관이 장기간 ‘팔자’로 일관하면서 지주사들은 좀처럼 반등 시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면 외국인은 최근 증시가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지주사 주식을 사들이며 상반된 패턴을 보여 눈길을 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최근 한달 간 삼성그룹의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 주식을 1866억원 어치 팔아치웠다. 지주사들 중 매도폭이 가장 컸다. SK와 한진칼, LG, GS, LS 등 주요 지주사들 역시 기관의 매도 폭탄을 맞았다. 특히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이 기간 주가가 30% 넘게 떨어지며 가장 큰 충격을 입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 할인율이 역사적 최대 수준인 40%를 넘어선 지주회사들이 즐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지주사 동반 부진의 원인을 정부 규제에서 찾고 있다.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별다른 상승 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지주사 규제를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이 논의되면서 지주사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외국인은 규제 이슈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지주사 주식 비중을 늘렸다. 증시가 2300선 아래로 무너진 2일에도 외국인은 삼성물산과 LG, SK, 한화 등 주요 지주사를 사들이며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6ㆍ13 지방선거의 의미나 규제 관련 법안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도가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증시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당분간 지주사들의 모멘텀이 없는 점에 주목하고 기관이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외인의 매수세에 대해선 “외국인은 기업의 펀더멘탈이나 밸류에이션에 집중해 단기 투자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며 “최근 지주사 주가가 많이 빠진 것을 매수 기회로 본 것 같다”고 해석했다.
결국 지주사의 주가 반등은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원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7월 중 윤곽을 드러내고 9월 중 국회에서 통과 여부 논의가 전개된다면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오히려 지주사에 대한 관심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