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낙찰가율 무려 102.6% 희소성에 낮은감정가 인식때문
28일 오전 서울동부지법 경매5계.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4층 117.6㎡(이하 전용면적)가 경매에 나오자 12명이 응찰했다. 감정가 11억원인 이 아파트는 12억7589만원에 입찰한 최모 씨가 새 주인이 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15.99%나 됐다.
이날 이 법원에서 모두 5건의 아파트 경매가 진행됐는데, 단 1건만 유찰됐다. 나머지는 모두 낙찰가율 100% 이상으로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됐다. 법원 관계자는 “요즘도 경매시장엔 아파트 물건이 희소해 대부분 감정가 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작된 4월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빠르게 식고 있지만, 경매시장 분위기는 딴 세상이다. 서울 아파트 건당 평균 응찰자수가 크게 늘고, 평균 낙찰가율이 여전히 100%를 넘고 있다.
2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28일까지 법원에서 경매를 진행한 서울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102.6%로 여전히 100% 이상 유지하고 있다. 작년 12월 98.4%에서 올 1월 101.6%로 100%를 넘더니 떨어지지 않고 있다. 낙찰가율이 1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는 건 경매에 나온 서울 아파트가 평균적으로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달 건당 평균 응찰자 수는 8명으로 전달(6.4명)보다 1.6명 늘면서 서울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더 높아지는 모양새다. 매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에 대한 거래가 반토막 나고, 시세가 약세를 보이는 것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이달 낙찰률(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도 63.2%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직전인 3월(59.6%) 보다 높다. 경매에 나온 물건이 100건이라면 63건 낙찰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경매 건에 따라서 응찰자가 수십명 몰리기도 한다. 지난 21일 서울북부지법에서 경매가 진행된 도봉구 창동 주공아파트 45.6㎡에는 30명이나 몰렸다. 낙찰가율은 121%(낙찰가 2억5595만원)까지 올랐다. 2일 서울남부지법에서 경매 처리된 양천구 목동 벽산 127㎡는 23명이 응찰해 9억1201만원에 낙찰됐다.(낙찰가율 136%)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가 계속 인기를 끌고 있는 건 감정가가 기존 매매시장의 시세보다 아직 싸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싼 물건이 많은 게 사실이다. 예컨대 21일 서울북부법원에서 경매 처리된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롯데캐슬리치 60㎡는 감정가가 5억2500만원인데, 현재 매매시장에선 제일 싼 매물이 6억원이다. 지난 4월엔 6억4700만원에 실거래 되기도 했다. 감정가와 실거래가 차이가 1억원이상 나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러니 싼 감정가를 보고 응찰자가 19명이나 몰리면서 결국 시세 수준인 6억2638만원에 낙찰됐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작년 말부터 집값이 급등했던 인기 지역에선 감정가가 매겨진 시점 이후 집값이 많이 올라 감정가가 상대적으로 싼 것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매매시장 침체가 3개월 이상 이어지면 경매시장도 조금씩 영향을 받으면서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일한 기자/
jumpcut@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