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철도 연결로 철강 수요 급증 기대감 - 대미 수출 관세 완전 철폐로 가격 경쟁력 회복 - 세계 철강 수요 점진적 회복으로 실적 증가 가능성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발 무역전쟁으로 깊은 시름에 빠졌던 철강주가 잠에서 깨어났다.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이 철강업종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친 데다 무역전쟁의 핵심이었던 철강 제품 관세가 영구 면제되면서 리스크도 해소됐다. 중장기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철강 제품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는 형국이다.

연초 이후 미국발 관세 폭탄 우려에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코스피 시장 내 철강금속 업종 지수는 4월 중순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약 14% 올랐다. 철강업종의 주가가 오른 것은 북한의 경제 개발이 본격화하면 철강 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단과 핵시설 폐쇄를 발표하면서 경제개발에 매진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후 남북 관계 개선은 물론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도 종전과 달리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면서 남북 경제협력 관련 종목 주가가 급상승했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 통합철도망 계획이 주목을 받으면서 철강주의 상승 기대감도 커졌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임으로 속앓이를 하며 31만원대까지 하락했던 POSCO는 37만원 선을 다시 돌파했고, 동국제강과 세아제강 역시 각각 1만1000원대와 9만3000원대에 안착했다.

전문가들은 남북 경협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철강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16년 북한의 철강 생산량은 남한의 1.8% 수준인 125만t에 불과하지만 1인당 철강 수요는 60㎏으로 남한의 5.1% 수준”이라며 “북한 발 수요증가는 한국 철강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고속철도 건설 경험에 비춰볼 때 한반도 통합철도망 계획에는 약 900만t의 철강재가 소요될 것”이라며 “철도건설에 필수적인 철근과 봉형강 등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한국철강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전쟁이라는 개운치 않은 뒷맛도 사라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정부가 한국산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영구 면제하기로 했다. 관세 잠정 유예 7개 국가 중 유일하게 관세 면세 지위를 완전히 확정한 것. 아직 관세 면제 협상을 진행 중이거나 이미 관세를 내고 있는 일본 등 다른 국가보다 가격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글로벌 경기 호황이 지속되면서 철강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어나, 철강업종의 이익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올해 철강 수요가 지난해보다 1.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WSA는 “향후 2년 간 선진국의 투자심리 회복으로 세계 경제 상황이 좋아져 철강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철강 수요는 지난해와 유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동남아시아 지역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수요량이 5%이상 증가할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 46% 감소하는 등 전방산업의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 현대차 매출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2935억원에 불과했다. 지난달까지 미리 수출 물량을 늘린 강관업체의 경우 미국 정부가 한국 산 철강 수입쿼터를 1월부터 소급적용하면서 연간 수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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