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한 점 부끄럼 없다던 그의 말이 부끄럽게 느껴지고,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진다는 말을 실감케 해준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가수 김흥국이다.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김흥국은 지난 25일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또다시 물의를 빚으면서 34년 가수 인생에 씻기 힘든 큰 흠집을 내고 있다. 이에 그를 응원하던 팬들과 대중은 큰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등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가수 김흥국의 이미지는 성폭행 연루 미투(#MeToo)가 터지기 직전·후로 나뉜다.

그 사건 이전까지의 김흥국의 모습은 십 수 년을 아이들과 아내 유학생활을 묵묵히 뒷바라지하며 혼밥·혼술 등을 즐기는 연예계 대표 기러기아빠이자 모범적인 가장의 이미지였다.

밤무대 가수를 전전하던 김흥국은 1985년 ‘창백한 꽃잎’이라는 곡으로 데뷔후 솔로로 전향하면서 별다른 히트곡없이 가수생활을 이어 왔다. 그러다 1989년 ‘호랑나비’곡을 발표와 함께 호랑나미 춤이 인기를 얻으면서 그해 가요계를 평정한다. 그는 제4회 골든 디스크 인기상과 MBC 10대 가수상 외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렸다.

이듬해인 1990년엔 둘리 춤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게스트로 출연, “심하다 심해”, “거의 나의 독무대야”라는 유행어를 만들며 예능계 대표 아이콘으로 활동무대를 넓혔다. 1991년 ‘59년 왕십리’는 또다시 그에게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줬다. 김흥국은 1996년 ‘2002월드컵’한국 유치전 기원을 위해 54시간 동안 2002배를 올리며 월드컵 홍보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연예계 대표 축구홍보대사로도 불리는 김흥국은 ‘예능 치트키’, ‘흥궈신’으로 불리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다방면에서 활약해 왔다.

평탄대로를 걷던 김흥국은 2018년 한 여성이 김흥국이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가수 인생 최대 위기에 빠지게 된다. 성폭행 사건의 진실을 가리기 위한 법적 공방과 함께 주변 지인들로부터 잇단 성추문 폭로가 터지자 김흥국은 진행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지난달 21일 A씨는 김흥국을 강간·준강간·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며, 경찰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한 김흥국도 A씨를 무고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맞고소 한 상태다.

치열한 성추문 법정공방이 한창일 때도 김흥국의 편에 서서 남편의 결백을 주장해 오던 아내를 향한 폭력에 대중은 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흥국은 실랑이를 벌이던 중 아내가 홧김에 112로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다며 단순 부부싸움으로 입건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신고를 접수한 서울 서초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 따르면 현재 김흥국은 ‘불구속 입건’된 사안이라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확인했다. 이번 사건은 김흥국 아내가 처벌을 원치 않을 경우 내사종결 될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취소 요청은 확인된 바 없다.

한편 현재 대한가수협회장이기도 한 김흥국은 상해죄와 손괴죄로 영등포경찰서에 고소장이 접수된 상태다.

고소장을 제출한 박일서 대한가수협회 전 수석부회장은 지난 20일 열린 협회 지부장 회의에서 김흥국이 멱살을 잡고 밀쳐 전치 2주(좌견 관절부 염좌) 상해를 입혔으며 입고 있던 옷도 찢었다는 내용으로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흥국 측 관계자는 “폭행이 아니라 서로 몸을 밀치는 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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