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의원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 보장해야” -최근 5년간 ‘황금대역’ 홈쇼핑 채널 2배 증가 -홈쇼핑업계 “옥상옥 규제로 혼란만 부추길 것”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시청자가 원하는 채널에 별도의 번호를 부여하거나 차단할 수 있도록 한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홈쇼핑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홈쇼핑 업계는 이미 리모컨을 통해 선호 채널을 선택, 삭제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기계적 운영 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옥상옥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시청자 TV채널 선택권 보장을 골자로 한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근 5년간 시청률이 잘 나오는 이른바 40번대 이하 ‘황금채널’ 대역에 홈쇼핑 채널이 평균 6개에서 14개로 2배 이상 증가해 시청자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계적 운영 체계를 통해 홈쇼핑 채널을 차단할 수 있는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홈쇼핑 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진은 방송 채널 관련 이미지.
기계적 운영 체계를 통해 홈쇼핑 채널을 차단할 수 있는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홈쇼핑 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진은 방송 채널 관련 이미지.

신 의원은 시청자가 선호 채널의 순번을 정하거나 비선호 채널을 차단할 수 있는 기계적 운영 체계를 방송 사업자가 설치하도록 하는 의무 규정을 신설했다. 예를 들어 1번 KBS, 2번 MBC, 3번 SBS 등 시청자가 자의적으로 채널 번호를 정할 수 있는 방식이다.

홈쇼핑 업계는 이 같은 개정안 발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청자가 리모컨을 통해 원하는 채널을 삭제, 즐겨찾기 할 수 있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기계적 운영 체계를 도입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며 “개정안은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는 방송법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제 개정안이 통과되면 홈쇼핑 사업자와 케이블 종합유선사업자(SO) 간 송출수수료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홈쇼핑 사업자로서는 황금채널에 편성되지 못하면 높은 송출수수료를 부담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SO의 송출수수료 의존도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홈쇼핑 사업자가 현재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으면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SO의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2014년 7629억원으로 영업이익의 168.2%, 2015년에는 7714억원으로 영업이익의 190.2%에 해당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양모(30) 씨는 “홈쇼핑을 즐겨 보지 않는 사람으로서, 채널을 돌릴 때마다 불편함을 느낀다”면서 “미국이나 선진국 홈쇼핑 채널은 주로 뒷번호에 모여 있는데 한국만 유독 앞번호에 편성된 건 케이블TV 회사들이 홈쇼핑 채널 장사를 해서 그런 것 아니겠냐”고 했다. 반면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신모(55ㆍ여) 씨는 “리모컨으로 채널을 조작하는 것 만으로 충분히 선호 채널을 골라볼 수 있다”면서 “리모컨으로 홈쇼핑 채널을 건너뛰면 되는 문제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