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9%감소 불구 영업이익 사상최대 반도체 수익성이 디스플레이 부진 상쇄 D램 성장세…아직은 슈퍼사이클 진행중 낸드 가격 상승세 둔화·中 추격 불안요인

삼성전자가 또 다시 분기별 영업이익 최고치를 경신했다. 작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1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반도체 코리아’의 힘을 재확인시켰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되던 반도체 고점 논란 또한 이번 1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사상 최대 영업익 경신을 계기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는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60조원 돌파 가능성 또한 한층 높였다.

▶ 포트폴리오의 힘…반도체 수익성이 ‘디스플레이 부진’ 상쇄=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익 달성에는 삼성전자가 가진 포트폴리오의 힘이 기반이 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ㆍ부품(DS), ITㆍ모바일(IM), 소비자가전(CE) 등 3개 사업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다양한 사업부문을 갖춘 삼성전자는 일부 사업 부문의 부진에도 큰 기복 없이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6일 발표된 1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5조6000억원이었다. 매출이 전분기의 65조9800억원 대비 9.06% 줄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분기의 15조1500억원 대비 2.97%로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분기 보다 삼성전자가 매출이 감소한 데는 디스플레이 부문의 부진이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출시된 애플 ‘아이폰X’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전량을 공급하기로 계약했지만 아이폰X 판매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재고가 쌓였다. 애플에 맞춰 증설을 준비한 삼성전자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의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양산 본격화로 패널 가격이 하락한 LCD 부문도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매출 실적의 소폭 감소에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견인차는 초호황기를 지나는 반도체 부문이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1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11조원대로 추정한다. 전체 이익의 약 7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부문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장기적인 시장 성장세가 점쳐지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및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견조해 반도체 부문이 실적을 견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록 경신 ‘현재 진행형’, 올해 영업익 60兆 ‘청신호’=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실적 경신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분기에는 분기별 매출 실적에서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가능성도 나온다. 우선 아이폰용 OLED 패널의 신모델 생산이 2분기부터 시작되면서 실적 상승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DRAM(D램), 낸드플래시(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세계 1위다. 작년부터 이어진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일각의 우려를 딛고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D램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점이 긍정적이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수요가 급증해 서버용 D램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도 최근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8.2%에서 6.8%포인트 증가한 15%로 올렸다.

세계 경제에서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작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규모는 4118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세계 GDP 규모 대비 반도체 산업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0.5%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증권가에선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낸드의 가격 상승세 둔화와 중국의 메모리 굴기는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올 2분기 이후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의 성장세가 완만해져 낸드의 이익 기여도는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은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 대비 4% 상승한 반면 낸드는 5%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반도체 부문 전체 영업이익은 10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와 비슷하겠지만 D램은 이익이 4% 늘고 낸드는 10%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반도체 수요처인 중국 시장을 겨냥한 ‘낸드 고성능화’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낸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중국 업체의 본격적인 메모리 시장 진출이 예정된 상황에서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차세대 3D 낸드를 선보일 거점 역할을 할 ‘중국 반도체 메모리 제2라인’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96단 3D 낸드 개발을 목표로 세웠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