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회사 설계팀에 근무하는 1년차 직장인입니다. 6개월 본사 근무 후에 3개월 간 현장파견을 나왔는데 일이 마무리 되지 않습니다. 제 일은 끝났는데 현장에서 시공 부분까지 보아주다 보니까 자꾸 연장을 하게 되어서 지금도 현장 이사님이 놓아주지 않습니다. 본사 과장님은 빨리 복귀하라고 성화를 부리는데 설계 일만 보면 돌아가는 게 맞지만 현장 전체를 보면 아직도 할 일이 많습니다. 상사 분들끼리 조율을 안 하고 저한테만 야단을 칩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1년차인데 ‘설계 일만 보면 복귀가 맞지만 현장 전체를 보면 아직도 할 일이 많다’니? 정말 뛰어난 인재다. 그러나 어딘지 믿음이 가지 않는 탁월함이다. 아니, 믿음이 가지 않는다기보다 뭔가 곧 사고를 칠 것 같은 누란(累卵)의 위태로움이 느껴진다. 왜 그럴까? 이분이 파견 업무가 끝났음에도 미복귀하고 있는 근거를 아주 그럴 듯하게 대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잘못이기 때문이다. 당장 본사로 돌아가야 되고, 정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이라면 이사님이 정식으로 요청해서 재배치 받아야 한다. 과장이 이분에게만 압박하는 이유는 이사가 ‘본사만 중요하냐? 시공이 다 되어서 대금 받아야 당신이나 나나 다 월급 받아먹고 살 거 아냐!’ 식으로 직급을 가지고 큰소리치며 누르고 있어서일 것이고, 이분은 과장보다 이사가 높으니까 거기에 기대어서 미복귀하고 있는 것인데 이렇게 지휘 체계가 어그러지면 조직은 분란이 생긴다. 조직이 크려면 체계가 먼저 서야 되고 개인이 크려면 기본이 탄탄해야 된다.
현장 전체를 본다고 큰소리치는 새내기 직장인이여!! 어찌 회사 전체는 보지 않는가? 지금처럼 일하면 설계도 시공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 급히 먹는 밥이 목메는 법이요, ‘알아서 일하는 것’과 ‘제 멋대로 일하는 것’은 다르다. 어떤 분야이든 진정한 고수가 되려면 기본을 더욱 더 철저히 배워야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년 일해 보니 다 안다’고 교만을 부리지 말라! 중구난방, 자기성찰이 없는 엘리트는 자칫 공동체를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가 된다.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