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부, 분양가ㆍ대출규제로 현금부자만 ‘로또’기회 가져 현정부, 가점제ㆍ특공제 ‘땜질’ “청약제도 전반 다시 살펴야”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아파트 청약 시장에 ‘과열’, ‘로또’, ‘금수저 당첨’ 논란이 뜨겁다. 국토교통부가 박근혜 정부 당시 강호인 장관 때의 정책을 김현미 장관 때에도 재탕하면서 문제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과천 위버필드’ 등 최근 서울 강남권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은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싸게 책정돼 ‘로또’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청약 시장에 제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여러 규제가 중첩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논란의 출발점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강남의 고가 아파트에 분양보증을 해주지 않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HUG는 미분양 우려 지역만이 아니라 분양가가 비싼 곳에 대해서도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했다. 지난해 3월에는 서울 강남4구와 과천시를 ‘고분양가 관리 지역’으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는 미분양 리스크가 전혀 없는데도 분양보증을 핑계로 분양가를 낮춘 것”이라며 “내집마련에 관심이 없는 사람까지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만 낳았다”고 평가했다.

2016년 6월부터는 9억원 초과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을 해주지 않는 규제까지 더해진다. 강남 지역 아파트는 분양가를 아무리 통제해도 9억원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중산층 이하 서민들이 중도금 대출을 받아 청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막아버린 셈이다. 이는 최근 강남 아파트 청약 당첨자의 상당수가 계약 포기를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정부의 어설픈 규제는 현정부에서도 바로잡히지 않았다. 현금 부자 당첨 논란이 일자 정부는 지난 8.2 대책에서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기회를 확대한다는 명목으로 가점제를 강화했다. 투기과열지구의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는 100% 가점제로만 뽑는 식이다. 그러자 이번엔 청년ㆍ신혼부부 계층에서 아우성이 쏟아졌다. 가점제는 나이와 자녀 수가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가점제에서는 젊은 세대가 절대 불리하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해 발표한 주거복지로드맵에서 신혼부부 특별 공급을 2배로 확대하며 무마를 시도했다. 하지만 특별공급제도는 10ㆍ20대 사회 초년생이 당첨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금수저 특혜’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일정 금액 이상의 고가 아파트는 특별공급제도를 손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규제를 만능으로 보고 시장을 잡으려 들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차제에 청약 시장 규제를 전반적으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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