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안건 부결 파행 잇따라 상장사 주총 연기·재개최 곤혹 슈퍼주총 데이 의결권 확보 비상 당국 “분산 조치 등 정책적 지원”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제도)’ 폐지로 인해 정기주주총회에서 감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이 부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3%룰’ 때문이다. 3%룰에 곤혹스러워하는 상장사들은 주주총회를 연기하거나 다시 개최해야 할 상황에 몰렸다.
27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올 들어 주총에서 정족수 부족으로 주요 안건이 부결된 상장사는 지난 26일까지 20개에 이른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영진약품, 코아스, 성지건설 등 세 곳이, 코스닥 시장에선 칩스앤미디어, 대진디엠피, 삼영엠텍, 이화공영, 에프알텍, 크린앤사이언스, 제너셈 등 17곳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 16일 1곳, 22일 5곳, 상장사 주총이 몰려 ‘슈퍼주총 데이’로 불린 23일 7곳에서 안건 부결 사태가 일어났다.
증권업계에선 이 같은 부결 사태가 섀도보팅 폐지 후 별다른 대안 없이 주총이 개최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소액주주들이 많아 주식이 분산된 상장사들은 주주들이 직접 참석하거나 전자투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도 주총이 특정일에 대거 몰린 데다 주총에 대한 관심도가 여전히 낮아 의결권 주식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상법상 주총을 열려면 대주주를 포함해 전체 발행주식의 25%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모여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감사 선임에 필요한 의결정족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3월 마지막 2주 전에 쏠린 정기주총 쏠림 현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도 주총을 예고한 상장사 중 91%(코스피상장사 744곳 중 629곳, 코스닥 상장사 1197곳 중 1139곳)가 이 기간에 주총을 열어 소액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국에서도 상장사들이 정기주총을 4월에도 열어 이런 쏠림 현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주주명부 폐쇄를 12월이 아닌 1월에 한다면 상법에 따라 4월에도 주총을 열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법상 주주명부를 폐쇄하면 이때부터 3개월 이내에만 주총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4월에 주총을 열고자 하는 기업은 1월에 주주명부를 폐쇄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장사들이 4월에 대거 주총을 열려면, 적어도 1~2년은 더 필요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우선 주주명부 폐쇄를 위한 ‘정관변경’을 거쳐야 한다.
상장사 IR 담당자는 “우선 주주명부 폐쇄일을 12월이 아닌 1월로 변경하려면 이에 관한 ‘정관변경’을 위해 또 다른 주총을 열어야 한다”며 “2000개에 가까운 상장사들이 이런 과정을 거치려면 1년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서는 이번 주총 시즌이 끝난 뒤 재점검과 함께 슈퍼주총 시즌을 분산시키기 위한 조치를 단행할 예정이다. 특히, 주주명부 폐쇄를 위한 기업의 정관 변경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정관 변경을 통해 주총 시즌을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주총 시즌이 끝난 뒤 재점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헌ㆍ김나래 기자/tick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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