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C ‘카페24’ 보내고도 ‘쑥쑥’ 상위 10개종목 전체 거래대금 94% 투자유망 종목 유치 역량집중 시급 유가증권ㆍ코스닥 시장 밖 장외주식을 품은 K-OTC(Korea Over-The-Counterㆍ한국장외시장)의 시장규모가 확장 일변도를 걷고 있다. ‘스타 종목’ 중 하나였던 카페24를 코스닥으로 떠나보낸 뒤 거래가 위축될 것이란 일각의 우려를 잠재운 셈이다. 다만 늘어난 거래대금이 상위 10개 종목에 90% 이상 집중되는 등 시장형성 초기 때만큼이나 거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K-OTC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36억63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한해 하루평균 거래대금(10억8505억원)의 3배를 웃도는 규모로, 일평균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6억원 언저리에 머물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한 모든 거래종목들에 대한 양도세 폐지를 골자로 하는 법안이 발의된 지난해 8월 첫 번째 확장기를 맞았다. 여기에 지난 연말부터 윤곽을 드러낸 정부의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이 K-OTC 거래기업의 코스닥 상장 기대감을 높이면서 또 한 번 자금을 끌어모았다.

K-OTC의 시장 확대 추세가 한동안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도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8일 코스닥으로 무대를 옮긴 카페24와 관련해, 시장 거래대금의 30~40%를 차지하는 주요 종목이 사라지는 만큼 시장 규모도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카페24가 자리를 비운 당일 K-OTC 전체 거래대금은 9억원 이하로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제2의 카페24’를 찾는 투자자들로 인해 거래대금은 수일 만에 제자리를 찾았고,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또 한 번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제는 이같은 기대감을 수용할 만큼 성장 유망한 기업들의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달 거래대금 상위 10개 종목이 시장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4.3%로, 지난해(81%)와 그 전년(76.1%)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상위 종목에 대한 쏠림 비중이 이달보다 높았던 경우는 K-OTC 시장이 출범한 지난 2014년 8월 직후 뿐이다. 비상장 시장에서의 ‘대박’을 노리는 자금은 늘어나고 있지만, 대박을 안겨줄 종목은 늘어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금투협은 이같은 거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자들의 시선을 주목시킬 수 있을만한 종목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38커뮤니케이션, P스탁, 프리스닥 등 사설 장외주식 중개사이트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기업들이 그 대상이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주권의 모집ㆍ매출 실적이 있는 기업은 별도의 동의과정 없이도 K-OTC에서 거래되도록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경우 기업으로부터 지정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공개시장에서 거래된다는 것만으로 부담을 느끼며 지정을 거부하는 기업이 상당수 존재하는 가운데, 이미 공시하고 있는 사업보고서 외에 별도의 부담이 없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핀테크 업체 싱크풀,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업체 레온 등 기업이 지정 동의를 통해 조만간 K-OTC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온의 경우 지난해 교보증권과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협회는 K-OTC 거래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중앙회, 벤처기업협회 등과 협력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올해 중 판교테크노밸리 등 산업단지에서 비상장주식시장의 의의를 설명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로드쇼를 유관기관과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며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직원들이 직접 협회 측에 거래 가능 여부를 문의해 오기도 하는데, 이같은 직원 복지 차원에서도 기업들의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