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거래시장의 투자열기는 고조되고 있지만 시장이 성숙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투자를 하고 싶어도 기업 정보 유통이 원활치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국내 증권사가 작성한 K-OTC 종목 분석 리포트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좀체 발견하기 어렵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K-OTC를 주제로 한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는 단 두 개에 불과했다.
금융투자협회에서는 이같은 ‘정보암흑’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증권사들의 K-OTC 리포트 발간을 유도하는 인센티브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금융위원회가 증권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비상장ㆍ코넥스ㆍ코스닥기업에 대한 ‘기업정보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운을 뗀 뒤 나타나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협회의 이같은 움직임이 효과를 낼 수 있을 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일시적인 비용지원이 K-OTC 리포트 발간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란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금투협이 계속해서 만족스러울만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으면서 “당국과 금투협의 지원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코스닥에 상장된 1200개 기업을 커버하라는 요구와 K-OTC 시장 보고서를 발간하라는 요구를 동시에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애널리스트 한 명당 담당하는 기업수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수익에 따라 코스피ㆍ코스닥에 집중돼 있는 증권사의 K-OTC 보고서 발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착안, 독립리서치 사(社) 활용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독립리서치 사에게는 작은 인센티브 지원도 리포트를 발간할 수 있는 충분한 유인이 되고, 아직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에 전문화하지 않아 K-OTC 종목을 분석하기 위한 전환비용도 작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한재영 금투협 K-OTC 부장은 “미국의 프레퀸(preqin)이라는 회사가 전문적으로 비상장기업에 대한 정보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비상장거래가 활성화되면 K-OTC 비즈니스를 하는 정보제공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리서치는 미국과 유럽에서 활성화된 사업분야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지난 2002년 독립리서치 제공사협회가 설립된 이후 250여개 독립리서치 사가 운영되고 있다. 독립리서치의 애널리스트는 제도권 증권사 출신 인사들로 이뤄져 있다. 다만 공신력은 증권사보다 떨어질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과 금투협이 이들에 대한 지원은 물론 감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독립계 정보제공업체인 리서치알음의 최성환 대표는 “회사 이름이 알려지면서 벤처캐피탈 등에서 비상장 회사에 대한 분석 의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인지도 향상을 위해 코스닥 종목을 위주로 분석해 왔지만, 틈새시장 공략 측면에서 K-OTC 종목 분석발간에 대한 유인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매년 금투협에서 진행하는 대학생 대상 K-OTC 기업분석대회에 데이터와 솔루션을 지원하고 있는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의 이철순 대표는 “이미 금투협에서는 독립리서치의 K-OTC 보고서 발간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면서 “지금은 데이터베이스 사업을 주로 하고 있지만 자본시장 콘텐츠나 주식시장 리서치를 병행하게 되면 K-OTC가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