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사외이사가 후임 추천 ‘셀프’ ‘회전문’ 구조 피해도 노조ㆍ소수주주도 후보낼듯 내달 주총서 표대결 가능성↑ [헤럴드경제=도현정ㆍ강승연 기자]하나금융지주에 이어 KB금융지주도 사외이사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회장을 배제하기로 하면서 차기 사외이사 구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지주사 모두 ‘셀프연임’과 ‘회전문인사’ 구조는 벗어났지만, 노조와 소액주주들은 별도의 후보를 낼 움직임이다. 내달 주총에서 표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B 사추위는 최영휘, 유석렬, 이병남 등 3인의 사외이사 및 윤종규 회장으로 구성됐다. 윤 회장은 빠지기로 했고 최 이사회 의장과 이 이사는 연임을 고사했다. 연임이 가능한 사외이사는 유 이사 뿐이다. 유 이사는 본인의 연임추천에는 참여하지 못한다. 결국 연임을 고사한 3인(최영휘, 이병남, 김유니스경희)이 새로운 사외이사진에 대한 전권을 갖는다. ‘셀프연임’ 및 ‘회전문 인사’의 구조는 피한 셈이다. KB 사추위는 지난 5일 30명 가량의 ‘롱리스트’를 결정했고, 이달 말까지 최종 후보자 3명을 확정하기로 했다.

사추위 관계자는 “전문 분야로만 후보를 한정하지 않고 전문성과 KB금융에 대한 이해, 리더십 등의 자질을 고루 갖춘 인사를 뽑겠다”고 밝혔다.

하나도 비슷한 단계를 밟기로 했다. 김정태 회장이 빠지고 남은 사추위원들(윤종남, 송기진, 차은영)이 차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다. 중간에 물러난 박문규 전 사외이사를 포함,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7명 사외이사 중 3명(윤종남, 송기진, 김인배)이 연임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KB금융지주와 거의 같은 구조다.

변수는 ‘노조의 도전’이다. KB금융노조는 오는 7일 사측에 주주제안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주주제안서에는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과 사추위에서 회장을 배제하는 정관개정안을 담았다. 하나금융노조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주들을 상대로 여론전을 진행, 사외이사 의결 과정에서 ‘객관적인 감시자’의 필요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KB와 하나가 모두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두고 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의 사례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과점주주 체제여서 사외이사(노성태, 신상훈, 박상용, 전지평, 장동우)들이 주주 측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사추위 개혁을 위한 첫 발을 내딛긴 했지만 주주의 의견을 담는 우리은행 수준까지는 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헌 서울대학교 경영학부 객원교수는 “금융사들은 금산분리나 은산분리 원칙도 엄격히 적용받고 있고, 외국인 지분이 60~70%까지 차지하는 등 주주 목소리를 담는게 쉽지는 않다”며 “스튜어드십 코드나 논의중인 집중투표제 등 대안을 고려하면서 공익성을 감안해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듣는게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