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회장 조카 연루설 “정상절차” 하나 “비리ㆍ특혜ㆍ청탁 일체없다” 당국 “상세한 자료 검찰로 넘겼다” 결과 따라 금융권 ‘메가톤급‘ 파장
[헤럴드경제=홍성원ㆍ도현정ㆍ강승연 기자]채용비리 의혹을 둘러싸고 금융감독원과 은행 업계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금감원이 한 달 간의 검사를 통해 KB국민ㆍKEB하나 등 5개 은행을 채용비리 의혹으로 지난달 31일 검찰에 관련 자료를 이첩하면서다. 은행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력히 항변하고 있다. 당국은 최고경영자 해임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엄청난 파장이 일 수도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1일 채용비리 의혹을 부인하는 은행들과 관련, “꼼꼼하게 증빙자료를 봤다. 검사의 ABC가 증빙자료”라며 “상대방은 항상 부인을 하기 때문에 증빙자료는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우리가 확보한 명단이 있다”며 “그 명단에 사람 이름과 각종 추천인이 있었다. 실명이 적힌 경우도 있고, 직위를 나타내는 것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 같은 일체의 자료를 검찰에 넘겼다.
금감원의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잠정 결과ㆍ향후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친 검사에서 채용비리로 의심되는 사례는 22건이다. KEB하나은행이 13건으로 가장 많다. 국민은행과 대구은행이 각 3건, 부산은행 2건, 광주은행 1건으로 파악됐다.
KEB하나은행은 2016년 채용 때 사외이사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 필기전형ㆍ1차면접에서 최하위 수준이었는데 전형 공고에 없는 ‘글로벌 우대’로 통과시켰고, 임원면접 접수도 조정해 최종합격 시킨 게 적발됐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채용비리 사실이 없고, 특혜채용 청탁자도 없다”며 “거래기업 사외이사와 관련된 지원자가 합격했는데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거래처라고 봐주는 게 어디 있냐”고 반박했다.
이 은행은 또 위스콘신대 등 특정대학 출신자 합격을 위해 7명의 면접점수를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 측은 “특정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점수 조작 사실이 없고, 입점대학ㆍ주요거래대학 출신을 채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입점대학이라고 하는데, 그런 대학 출신이 어디 하나 둘인가”라고 받아쳤다.
국민은행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된 걸로 나타나 좌불안석이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 보고서엔 ‘최고경영진의 조카로 서류전형 813등, 1차 면접 273등이었으나 2차 면접시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인력지원부 직원이 최고등급을 부여해 4등으로 최종합격’이란 사례가 적시돼 있다. 정치권과 금융계에선 이 ‘최고경영진’을 윤종규 회장으로 지목하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의 조카가 맞는지) 아니라고 말 못하고, 확인도 못해준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팩트는 나와 있다”며 “다만, 최고경영진의 관여 수준이 관건인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은행은 “논란이 되는 직원들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채용됐으며 향후 조사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해명했다.
이들 은행의 반발은 지난해 ‘우리은행 채용비리 사태’의 재판이 될까 우려해서인 걸로 풀이된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물러난 게 오버랩돼 은행권 CEO 교체의 구실로 작용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공교롭게도 채용비리에 연루된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지배구조 문제 등으로 금융당국과 관계가 껄끄럽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계획에 2008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채용비리가 드러난 금융회사 CEO에 대해 해임을 건의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금융사지배구조법은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은 사람은 금융사 임원이 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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