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반도체 만으로는 한계” 손영권사장 “또다른 긴 여정” 디지털콕핏 CES공개로 첫발

[라스베이거스(미국)=이승환 기자] “이제는 반도체 만으로는 안됩니다. 앞으로의 삼성의 여정은 자동차 전장이 될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책임지고 있는 손영권 삼성전자 CSO(최고전략책임자, 사장)는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삼성의 깊은 고민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손 사장은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하드록 호텔 내 하만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는 과거 메모리 반도체 비즈니스의 첫발을 내딛고 이를 큰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긴 여정을 이어왔다”며 “이제는 자동차 전장분야에서 이 여정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만 전시장에서 자율주행 솔루션‘드라이브라인’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하만 전시장에서 자율주행 솔루션‘드라이브라인’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50조원을 돌파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반도체사업이 절정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신 사업을 적극육성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손 사장의 목소리에 담겨 있다.

그가 반도체 대안으로 지목한 분야는 다름 아닌 ‘자동차 전장 사업’이다.

CES2018에 참가한 삼성전자의 야심작도 자동차 전장 분야를 향해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과 공동 개발한 차량용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을 CES2018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조원을 들여 미국 최대 전장기업 하만의 인수를 완료한 바 있다. ‘디지털 콕핏’은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 후 처음으로 공동 개발한 작품이다. 삼성전자의 IT 기술과 하만의 전장기술이 접목돼 탄생한 역작이다.

그는 “우리는 하만과의 협업을 통해 자동차 전장분야에서 장기적인 성장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사장은 “특히 자율주행 관련 사업은 한 회사의 고유 기술로는 안 된다.

앞으로 하만과의 시너지는 물론 경쟁사와도 협업하는 오픈 플랫폼 전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손 사장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디네쉬 팔리월 하만 대표 역시 협업의 중요함을 언급하며 전장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디네쉬 대표는 “우리 제품은 삼성과 하만의 기술 결합”이라며 “자동차 전장 사업은 삼성전자에게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만은 이번 CES2018 기간 동안 하드록 호텔에 별도의 전시장을 마련했다.

하만 전시장은 삼성전자 전장 부스에도 함께 전시된 ‘디지털 콕핏’ 외에도 다양한 커넥티트 카 기술이 전시돼 있다.

특히 이번 전시 기간을 통해 전장부품 업계 최초로 5G 기반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만이 개발중인 자율주행 솔루션 ‘드라이브라인(DRVLINE)’ 플랫폼도 선보였다.

‘드라이브라인’ 플랫폼은 자동차 업체,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가 각자의 니즈에 맞게 자율주행에 중요한 레이더, 카메라 등의 센서와 부품, 소프트웨어를 선택해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자율주행 솔루션이다. 개방성과 확장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하만은 스위스의 콘셉트 카 개발 업체인 ‘린스피드(Rinspeed)’와 함께 미래형 모빌리티 에코시스템 콘셉트 카인 ‘스냅(Snap)’도 선보였다.

스냅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자율주행 기준 레벨 5단계의 미래 탑승자 경험의 비전을 제시하는 콘셉트 카로, 하만의 IoT 플랫폼, 보안 솔루션, OTA, V2X, 5G, 디스플레이 등의 기술이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