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 참가가 1차 관문… 北 리선권 발언 주목 -남북, 공동 보도문 발표할 듯…추후 실무협의로 -南조명균ㆍ北리선권 ‘회담통’ 한판…회담 정례화 이끌까 [판문점=공동취재단ㆍ홍석희ㆍ문재연 기자] 2여 년 만에 열린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에서 남북 수석대표들은 우호적 분위기로 대화의 포문을 열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9일 오전 10시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회담 모두발언에서 “북남 당국이 진지한 입장, 성실한 자세로 이번 회담을 잘해서 이번 고위급 회담을 주시하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온 겨레에게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드리는 게 어떠한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이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남북측 대표단은 이날 서로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 인사했고, 구면인 인사들은 ‘오랜만이다’는 환대도 오갔다. 이들은 당장 다음달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 문제를 집중 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남한의 기대대로 이날 시작된 회담이 모두 순조로울지를 예단키는 쉽지 않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지렛대 삼아 어떤 것을 요구할지를 아직 공개치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남북 고위급 회담의 관전포인트는 △어떤 의제가 테이블에 오르느냐 △합의문 및 공동보도문 발표 여부 △추후 협의 및 회담 정례화 등 3가지로 꼽힌다.

순조로운 스타트, 평창 집중논의하나= 남북 양측은 일단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논의를 집중할 전망이다. 올림픽 참가를 둘러싼 구체적 절차와 방식은 후속 체육회담 형식으로 풀어나갈 가능성이 크다.

쟁점은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논의 여부다. 우리 측이 우발적 충돌방지를 논의하기 위한 군사당국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협의할 적십자회담 개최를 제안하면 북측은 ‘평화적 토대 마련’을 근거로 한ㆍ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및 미 전략자산 철수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전날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과 ‘메아리’ 등은 한미 훈련을 겨냥해 “대규모 전쟁연습들이 조선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고 민족의 머리 위에 핵전쟁의 위험을 몰아오는 주되는 화근”이라며 “북과 남이 마음만 먹으면 능히 조선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긴장을 완화시켜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북, 합의문 발표하나…공동보도문 유력= 합의문 발표 여부도 관건이다. 그동안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은 북측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와 판문점 연락채널 재개, 그리고 우리 측의 청와대 환영입장과 통일부의 고위급 회담 제안 등으로 확인됐기에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양측의 공통된 인식을 담은 합의문 도출은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합의문보다 급이 낮은 ‘공동보도문’ 발표 가능성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남북관계 개선 의제를 놓고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합의문보다는 격이 낮은 공동보도문이 나올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추후 협의의 진행여부는 도출된 보도문에 후속협의 채널이 명시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합의 결과문에 후속채널 및 협의 방향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으면 남북 간 대화의 끈은 평창 이후까지 지속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내친김에 회담 정례화까지?= 남북 회담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의 탐색전은 남북 회담 정례화와 확장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 수석대표의 협상전략에 따라 남북 회담의 정례화 및 의제 확장 여부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우리 측의 남북 군사회담 및 적십자회담 제안을 놓고 북측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라는 조건을 내걸 가능성이 크다. 우리 측은 북핵문제에 진전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렇게 되면 회담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차분하고 표정변화가 없어 ‘돌부처’라 불리는 조 장관이 어떻게 타협점을 이끌어낼지 이목이 쏠린다. 조 장관은 결국 이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후속회담을 정례화해야 한다며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혈질’인 리 위원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미지수다.

조 장관은 우리 정부의 대표적인 대북 정책통이다. 그는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에 참가하고,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을 맡는 등 굵직한 대북 사업에 모두 관여해왔다.

리 위원장은 군사 분야 대남 회담통이다. 군 출신으로 판문점 대표부에 주로 근무했으며,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모두 27차례에 걸쳐 남북 간 회담 및 실무접촉에 참여했다. 그는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고, 다혈질적인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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