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출경쟁력ㆍ금융질서유지” 환율ㆍ비트코인 가격안정 단기효과
달러유입 지속, 가상화폐거래 여전 시장 “세계적 흐름에 역행할 수도”
[헤럴드경제=신소연ㆍ문영규 기자]새해 초부터 정부와 금융시장의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상화폐 단속에, 한은은 원/달러환율 안정이 작전 목표다. ‘전쟁’의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이란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시장흐름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000원대를 지켜라”... 환율전쟁=금융권은 지난 8일 장중 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로 하향 돌파하자 외환당국이 1060선을 지키고자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고있다. 외환 당국은 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 여전히 ‘노코멘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달러 매입 유인이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환율이 급등한 것은 환율 하락을 우려한 특정 세력이 달러를 대량으로 매입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로 진입한 직후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환율이 10원이나 올라 깜짝 놀랐다”라며 “의도적인 달러 매입 세력이 없고선 설명하기 힘들다”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외환 당국이 이처럼 나선 것은 1050원 선마저 깨지면 1000원까지 급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남북 고위급 회담이 개최되면서 남북 화해무드로 북한 리스크가 사라지면, 그간 원화 강세를 누르고 있었던 마지막 줄까지 끊어질 수 있다.
달러당 1050원은 완성차 등 수출업계의 마지노선이기도 하다. 원화강세는 국민소득 증가 효과가 있지만, 정부에게 수출은 올 3% 경제성장의 핵심동력이다.
전 세계 투기꾼이 몰려든다는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서도 정부가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직접 나서 고강도 규제를 예고한 것이다.
▶“물 흐린다”...화폐전쟁=최종구 금융위원장은 8일 “암호화폐가 자금세탁, 사기, 유사수신 등 불법목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대한 해킹 문제나 비이성적인 투기과열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가상통화 취급업소 폐쇄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대안을 검토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실상 전쟁선포나 다름없는 당국의 엄포에도 시장은 꿋꿋했다. 최 위원장의 간담회 직후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서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3시간 동안 약 4%가량 올랐다. 정부의 단속강도가 높아질 수록 가상화폐의 존재가치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투자자에 대한 직접 규제가 아니라 은행을 통한 간접규제라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규제 움직임은 가상화폐의 가치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될 개연성을 만들어주고 있다”며 “정부의 (가상화폐)불법화는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어려운 반면 희소성을 높이고 오히려 도피 수요를 만들어 줌으로써 그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풀이했다.
한편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금융안정위원회에서 “가상통화 관련 국제적인 금융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으며 금융 당국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존에 금융당국의 전통적인 규제영역 밖에 존재했던 가상통화가 최근 전통적 금융시스템과 금융소비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상통화가 금융당국이 무시하기엔 너무 큰 위험(too big to ignore)이 됐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carri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