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외수주 300억弗선 그칠듯
2016년 최악의 수주 가뭄을 겪은 건설사들이 좀처럼 단비를 맞지 못하고 있다.
2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실적은 287억 달러로, 지난해(282억 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삼성물산이 지난달 싱가포르 고속도로 건설공사 수주를 확정하고 현대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이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굵직한 공사를 따내는 등 연말 대형 수주가 잇따르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사업권은 따냈지만 아직 수주로 집계되지 않은 물량을 감안하면 연내 300억 달러는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0년 초중반 600억 달러를 예사로 넘겼던 시절을 감안하면 여전히 10년 만에 불어닥친 최악의 수주 불황을 넘겼다고 보기엔 무리다. 당초 업계 안팎에선 올해 400억 달러 이상의 수주고까지 기대했다. 건설사별로 보면 2016년 가장 많은 해외수주를 달성했던 삼성물산의 실적이 급감했으며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성적표도 신통치 않다.
GS건설의 경우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해외 사업장의 일회성 손실 탓에 이익 추정의 신뢰성까지 훼손되고 있다.
일단 건설사들은 2018년 해외 수주 목표를 올해 실적보다 높이 잡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국내 주택부문 업황이 어두워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결국 실적의 또 다른 버팀목인 해외 수주로 힘을 쏟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기대보다 못한 올해 해외 부문 실적은 국내 사업부문으로 메울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고른 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건은 역시 유가다. 올해 전체 해외 수주 가운데 중동 지역의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2016년 36.7%보다 더 높아졌다. 다행히 이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만장일치로 2018년 말까지 감산을 추가 연장하기로 하면서 유가의 하방경직성은 확보됐다.
하지만 카타르 단교 사태로 대표되는 중동의 정치적 불안정이 지속되면 유가는 물론 해당 지역 국가들의 대형 프로젝트 발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만약 유가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국내 건설사들이 사업권을 따내도 금융조달(파이낸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로 인해 낙찰통보를 받고도 착공이 지연되면 신규수주로 이어지지 못하게 된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 중동 국가들이 자금이 넘쳐날 때는 국내 기업이 단순도급 위주로 수주를 했지만 최근엔 파이낸생까지 요구하면서 시공능력 외에 금융조달 같은 종합적인 경쟁력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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