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대금 지연지급 등 불공정 관행도 발견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감사원은 한국방송공사(KBS)가 광고수입 감소 등 경영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위직급을 과다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KBS 내 상위직급 인력은 높은 보수를 받으면서도 보직없이 평직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1일 ‘한국방송공사 기관운영감사’ 전문을 공개하고 “KBS가 상위직급을 과다하게 운영함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재정악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올해 기준 KBS 내 관리직급으로 분류되는 2직급(팀장~부장급) 직원 규모가 전체 직원의 51.7%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2직급 이상 상위직급의 비율은 전체의 60%를 초과해 ‘가분수형 인력구조’를 띠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S 내 2직급 이상 직원의 규모는 1988년 13.7%에서 2007년 45.1%, 2013년 57.6%으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같이 관리직에 편중된 인사들이 대부분 ‘무보직자’라는 것이다. 감사원은 “지난 7월 1일 기준 ‘2급 이상 상위직급’ 인력 중 73.9%가 무보직자”라며 “A 팀의 경우 1직급 2명이 2직급 탐장의 지휘ㆍ감독을 받으며 복리후생 상담, 체육관 관리, 전세금 대출ㆍ사후관리 업무 등 평직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2직급 무보직자들 중 일부는 도서관의 단행본 수집, 사업지사 행정서무, 화상회의관리 등 업무 난이도와 책임수준이 낮은 평직원 업무를 수행하면서 높은 보수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지난 2008년과 2014년 감사에서 KBS가 상위직급을 과다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함에도 불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5년 고대영 KBS 사장은 3차례에 걸쳐 국회의 KBS 결산승인 심의회의에 참석해 상위직급 과다운영 실태에 대한 감사원의 지적사항을 통보받은 사실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내부에 지시하지 않았다고도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고 사장이 “2015년 11월 경영회의 의장으로서 KBS가 마련한 ‘2016~2018 KBS 중장기 정책방향(안)을 심의하기 위해 문서를 결재했고, 위 안에 따르면 2018년 말에는 2직급 이상자의 비율이 65.1%가 될 것이라고 예측되어 있지만…(중략)…구체적인 대책은 제시돼 있지 않았는 데도…(중략)…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감사원은 아울러 2016년 지급한 인건비 비율(인권비/<매출원가+판매비+관리비>)이 타 지상파의 1.6~2.2배 수준인 35.8%를 기록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고 사장에 상위직급이 과다한 인력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등으로 KBS 경영에 부담을 주는 일이 없도록 기관장 주의를 요구하고, 직제규정의 정원표를 합리적으로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KBS는 재무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 ‘신사옥(미래방송센터) 신축사업’을 추진하면서 장애요인을 보고하지 않았고 재무상태 및 손익전망 등을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지난 2014~2016년 사이 43여 명의 KBS 소속 아나운서가승인 없이 영리목적으로 외부행사에 참여해 총 8.7억여 원의 사례금을 개인적으로 수령한 사실과 2012~2017년 사이 208명의 직원들에게 자녀 학자금이 중복지원된 사실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 KBS 사장에게 승인없이 외부행사 등에 참여한 관련자 4명에 대한 징계요구 및 인사자료 통보를 권고했다.

감사원은 연간감사계획에 따라 지난 6월 26일부터 7월 21일까지 KBS를 대상으로 주요사업 수행 및 경영관리 기관운영 전반을 점검해 총 38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 이중 문책요구는 4건(8명), 인사자료 통보는 1건(1명), 주의는 9건, 통보는 22건이었다. 감사원은 “재발 장지를 위해 엄정히 책임을 묻는 한편, 개선대안을 제시했다”며 “이번 감사를 통해 앞으로 공영방송사인 KBS가 건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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