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기 시작한 누군가가 어느새 마음을 헤집고 훅 들어왔습니다. 팬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할 수도 있는데요. 무엇 때문에 마음이 동하게 됐는지 이야기할 수는 있죠. 그래서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이 사람에게 끌렸어요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안경을 얼굴의 일부로 박제해버리고 싶은 연예인은 성시경과 최다니엘, 유재석만이 아니다. (물론 좋은 의미다.) 배우 이초희가 안경을 쓴 모습은 강렬한 연기로까지 이어져 이미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듯싶다.이 가을, 시청자들의 마음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드라마는 ‘사랑의 온도’다. 서현진과 양세종의 달콤한 분위기에 모두의 온도는 끓어올랐다. 쓸쓸함을 내뿜고 있는 김재욱의 곁을 지켜주고 싶다는 망상도 잠깐 해본다. 여기에서 이초희는 뽀글거리는 단발펌에 뱅 스타일, 커다란 안경으로 무한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중이다. 편해 보이지만 결코 어울리기 쉬운 조합은 아니다. 자칫하면 귀여움을 어필하려했다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여기에 사투리까지 더해진다면 말이다.그래서 이 사람이 더 대단하다. 성은 황보요, 이름은 경이라. ‘사랑의 온도’ 초반 황보경의 등장은 ‘잠깐’에 그치는 줄 알았다. 박은성 작가(황석정)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일부러 라면을 불린 채 내온 마음씨 탓에 혼쭐이 날 때까지만 해도 말이다. 황보경의 따뜻한 마음은 예상과 달리 쭉 이어졌다. 이현수(서현진)를 살뜰하게 챙기고 애교를 부리는 모습은 절로 흐뭇한 웃음을 짓게 했다. 나이를 떠나 ‘이런 동생이 있다면 참 좋지 않을까’ ‘참 예뻐할 수밖에 없는 동생이겠다’ 생각이 들며 몰입하게 된다. “언!니이~”라며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 억양은 이제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포인트가 됐다.
이초희가 사랑스러움을 어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귀여워 보이려고 애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초희는 유쾌해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친절하지만 착한 컴플렉스는 아닌 황보경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김준하(지일주)에게만 발휘되는 ‘츤데레’ 면모도 이초희가 만들어낸 관전 포인트다. 상황은 늘 똑같다. 준하는 경이 놀리기를 제일 재밌어한다. 순진한 경이는 결국 준하의 꾀에 넘어가고 만다. 두 사람이 투닥거리는 사랑스러운 장면은 밀도 높은 메인 스토리를 환기시켜준다. 앙칼진 사투리를 내뱉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따스한 행동을 하는 경이의 반전은 이제 기다려지기까지 한다.이초희는 지난해 방영됐던 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도 안경을 쓰고 구불거리는 헤어스타일을 한 채 귀엽고 착한 캐릭터 이달님을 연기했었다. 당시에도 이초희는 상당히 눈에 띄었다. 그의 사랑스러운 연기를 계속해서 보고 싶었다.귀여운 매력은 언제 어디서나 통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비슷한 캐릭터임에도 왜 이초희의 연기는 질리지 않고 오히려 그 매력이 배가될까? 이초희는 안경을 벗기만 해도 확 다른 이미지로 변신하는 도화지 같은 여백을 지니고 있다. 이초희에게 안경은 트레이드마크이자 변신의 키(key)인 듯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