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값 오징어’ 현장 노량진수산시장 가보니… -폭등한 오징어값 실감…두마리에 만원 꼴 -분식집 튀김에 넣는 오징어 크기도 작아져 -일부주부들 “파전에 오징어 넣는 것 사치”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1. 노량진수산시장 한 수산물판매상의 지난 24일 오후 5시께 풍경.
“아이고, 오징어 안사봤지? 이거 비싼게 아니여. 오징어값 오른 지 8개월이 넘었는데 참 답답하네.”
국내산 생물 오징어 두 마리가 거의 만원인 것에 ‘조금 비싸요’라고 했더니, 상인으로부터 돌아온 답이다. 상인은 ‘뭘 모른다’며 매우 섭섭하다는 표정이다. 그러더니 “한창 때는 한 마리 만원 가까이 했어. 이것도 내린 거여”라고 한다.
오징어가 시민을 울리고 있다. 너무 비싸져서다. 실제로 최근 ‘금띠를 둘렀나’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징어값은 천정부지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오징어(중품) 도매가는 1kg당 9900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6428원)을 비롯해 평년(4415원)에 비해서도 50% 이상 급등한 시세다. 원인은 어획량 감소다. 동해연안의 고수온과 중국어선의 북한 동해 수역 입어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올해 어획량이 급감했다.
그러다보니 산지만큼 신선하고 저렴한 수산물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노량진수산시장도 가격폭등을 피할 수 없다. 이 곳에선 국내산 생물 오징어가 한 마리 4000~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중대 사이즈는 4000원, 크고 실한 특상품은 주로 5000원이다.
그나마 오징어를 파는 곳이 있어 다행일 정도다. 신시장 1층 수십군데 중 20% 상점만이 오징어를 내놓고 있었다. 상인 김모 씨는 “오징어가 하도 비싸니까 그렇게 찾는 사람도 없고 해서 많이들 안갖다 놓는다”고 귀띔한다.
‘회 싸게 떠준다’는 사방의 호객소리를 헤치고 구석으로 향했더니, 값이 싸지긴 했다. “3마리 만원 줄게. 나 이거(오징어) 치우고 이제 안깔거라 그냥 가지고 가셔.” 찾는 이가 없어 떨이신세로 전락한 오징어는 손님을 너무 오래 기다리다 지친 듯, 생기를 잃은 모습이었다.
오징어의 ‘귀하신 몸’은 분식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노량진수산시장 맞은 편, 분식집에 갔더니 예전과 사뭇 달라졌다. 오징어 튀김의 사이즈가 작아졌다.
“이 동네서 이 가격(500원) 넘으면 장사 안돼요. 가격은 못올리고 오징어 사이즈를 좀 줄였어요. 한 2cm 줄였나. 손님들도 오징어가 작아졌다고 하시는데 어쩔 수가 없어요.”
분식집 주인이 괜히 미안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곳에서는 떡볶이 2500원, 튀김은 낱개 500원에 판매된다. 같은 값에서 계속 같은 양의 오징어를 넣으면 이문이 남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오징어 크기를 줄일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꼭 자기 잘못 같단다.
내친 김에 한곳 더 들른 마트에서도 ‘비싼 오징어’는 화두의 중심에 서 있었다. 파전에 넣는 오징어는 최근 ‘사치’가 됐다.
“정말, 파전에 오징어, 라면에 오징어 넣기도 겁난다니까요.”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마트에서 만난 주부 서모 씨의 말은 그랬다. 서 씨 뿐만 아니라 주부들 사이에서 오징어는 장바구니 품목에서 열외 대상이 된지 오래다. “추석연휴 때 강릉 주문진 시장 갔는데, 거기서도 산오징어 한 마리가 1만원이더라니까요. 3년전에 갔을 때만해도 1만원이면 3~4마리 먹을 수 있었는데….”
서 씨는 “삼겹살은 물론 오징어가 서민음식이라는 말은 옛말”이라며 “오징어를 이렇게 비싸게 주고 먹을 바엔 차라리 낙지를 먹겠다”고 했다.
한편 오징어값이 급등하면서 덩달아 수입산 오징어는 급증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오징어 누적 수입액은 2억2368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60.5%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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