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국제유가가 상승기조를 타면서 국내 정유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유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최근 유가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석 달 새 30%가량 급등하면서 본격적인 상승장에 진입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유업계는 “한치앞도 모르는 유가를 섣불리 전망하기는 힘들다”며 예단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1월물은 전날보다 0.50% 오른 52.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브렌트유 11월물은 57.68달러를 기록하며 전날대비 1.30% 하락했다. 최근 유가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강세장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 25일의 경우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의 가격은 59.02달러 찍으며 6월 21일과 비교해 약 30% 뛰었다. 서부 텍사스 원유 11월 인도분 가격도 52.22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새 20% 상승, 일부 시장 리포트들은 ‘60달러 고지’ 돌파를 전망하며 ‘저유가 시대’의 종말을 예견하기도 했다.
국제 유가 상승 기조 속에서 국내 정유업계의 표정은 제각각이다. 우선 지난 2분기 국제유가 하락으로 재고 관련 손실ㆍ래깅효과((원유를 수입, 정제해서 제품으로 판매하는 사이에 발생하는 시차효과)가 발생하면서 정유업계가 겪은 ‘어닝 쇼크’를 만회할 만한 실적이 나올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원유 가격이 실제 정유업체의 이익과는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가격은 매출에는 영향이 있을지 몰라도 이익과 직결되는 부분은 정제마진이다”며 “원유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면 결과적으로는 원가비용 상승으로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60달러 선에 가까워지면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유가가 다시 하락하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한치 앞도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유가 상승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예상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정제마진 역시 강세를 보이면서 계절적 비수기인 3분기 정유업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하반기들어 세계 곳곳에서 사고ㆍ재해 발생으로 정유설비들의 가동에 차질이 생기면서 정제마진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7월에는 유럽 최태 정유사인 더치 쉘이 화재로 가동 중단 된 바 있다. 여기에 태풍 하비로 인해 미국 내 정제설비의 25%가 몰려있는 휴스턴 지역 설비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정제마진은 9월들어 배럴당 10불까지 오르는 등 2011년 이후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제 마진 강세가 짧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면서 “사고ㆍ보수 이슈가 없었던 S-OIL과 SK이노베이션이 정제마진 강세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