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때 “날씨는?” 퇴근길 “불켜놔” 쇼핑 부탁한 상품 저녁에 받아봐 삼성전자·SK텔·KT등 주도권 경쟁 #. 서울에서 막 자취 생활을 시작한 사회 초년생 A씨의 하루는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들려주는 음악으로 시작한다. 밤 사이 쌀쌀해진 온도에 스피커에게 오늘 날씨를 묻는다. “어제보다 5도가 낮습니다. 오후에는 비가 내려요”라는 스피커의 대답에 긴 옷을 꺼내입고 우산을 챙긴다. 혼자 사는 A씨로서는 AI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적지 않다.

퇴근길엔 스마트폰 AI 플랫폼을 통해 “거실에 불 좀 켜놔 줘”라고 말한다. 퇴근길 문 앞에는 이날 오전 AI에게 구매를 시켜놓았던 쇼핑 품목이 도착해있다.

현대인들의 생활 속에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단순한 정보검색을 넘어, 1인 가구의 대화, 감성까지 공유하는 기계 이상의 역할까지 수행하는 추세다.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잇따라 AI 시장에 가세, 판을 키우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통신업계는 물론 포털, SI(시스템통합), 전자업계도 이 경쟁에 가세했다. AI 서비스는 가정용에서부터 기업용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현재 AI 플랫폼으로 대표되는 것은 스피커다. SK텔레콤, KT 등 통신사들이 첫 출발선을 끊은 후 대중화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SK텔레콤의 ‘누구’는 작년 9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17만대가 판매됐다. ‘누구’에서 기능이 간소화된 ‘누구미니’까지 포함하면 누적 판매량은 20만대에 육박한다. 지난 1월 출시한 KT의 AI 스피커 ‘기가지니’도 20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포털업계도 스피커 경쟁에 가세했다. 네이버는 음악, 물품 구매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웨이브’를 시범적으로 선보인 상태다. 카카오도 ‘카카오미니’출시를 예고했다. AI 서비스 ‘빅스비’로 무장한 삼성전자는 내년 중 AI 스피커 출시를 선언했다.

실제 최근 등장한 AI서비스는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그 역할을 갈수록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가전업계다. 가전업계는 이미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는 자체 AI 기술인 ‘빅스비’를 갖추고 있어 스마트홈 구현에 유리한 입장이다. 아울러 음성인식 AI 비서인 아마존의 ‘알렉사’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로봇 청소기 등의 가전제품을 연계하고, ‘구글 홈’과는 로봇청소기를 연동해 미국에서 음성 제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도 지난 1월 에어컨을 시작으로, 음성과 이미지를 인식해 스스로 판단하고 작동하는 인공지능 가전을 연이어 출시했다.

더 나아가 기업을 대상으로 한 AI 플랫폼까지 등장, 업무 속으로도 AI가 들어왔다. 삼성SDS의 ‘브리티’와 SK C&C의 ‘에이브릴’은 업무 지원부터 사내 점심 메뉴 칼로리까지 챙겨주는 AI 기술을 공개, 기업 환경의 AI 생태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박세정ㆍ이승환기자/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