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하룻새 2차례 통화 공조 과시 “北에 전례 없이 강력한 압력 합의” 韓美는 이틀째 통화 “조율 중…” 트럼프, 트위터에 “한국외교 한계” 대북정책에다 FTA까지 미묘한 긴장 미국이 북한의 잇단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에 이은 6차 핵실험을 사실상의 ‘레드라인’을 넘어선 역대 최대의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간 전화 통화가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24시간이 지난 4일 오전까지도 이뤄지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북한 핵실험 당일인 지난 3일 하루에만 두 차례나 통화하며 “북한에 대한 전례 없이 강력한 압력에 합의했다”고 밝히는 등 찰떡 공조를 과시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실험 직후 트위터를 통해 “한국에 말했듯 그들(한국)은 북한에 대한 유화적 발언이 효과가 없을 것이란 점을 알아가고 있다”고 밝히는 등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한 점을 들어 ‘코리안 패싱’이 현실화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과 NHK방송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과 관련, 3일 심야에 전화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기 약 3시간 전에, 핵실험 이후 약 10시간 뒤에 3일 하루에만 두 차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 하루 사이에 국가 정상이 두 차례나 통화한 건 극히 이례적이다. 지난 8월 29일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론 엿새동안 4번의 양국 정상 통화가 이뤄졌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11시께부터 10여 분간 통화했다.
아베 총리는 오후 통화 뒤 기자들에게 “국제사회가 북한에 전례 없이 강력한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미일 정상은 또한 북한의 폭거를 묵과할 수 없다는 데 견해를 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도 양국 정상 간 통화 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미국은 본토와 동맹국 방어를 위해 “외교, 재래식(무기), 핵능력 등을 전방위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국의 ‘철통같은’ 상호방위조약을 재확인하고,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나갈 의사를 밝혔다고 백악관 측은 전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까지 북핵의 최종 당사자인 한국과 미국 정상간 통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정상 통화를 조율했지만, 오전까지 일정을 확정짓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대신 트위터를 택했다. 트위터를 통해 대화를 강조한 한국외교의 한계를 공개 거론했다. 핵실험까지 강행한 북한 도발 국면에서 한미ㆍ미일 공조의 뚜렷한 온도 차는 한미관계의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6차 핵실험 강행까지 최근 북한의 유례없는 도발 국면에서 한반도 외교의 ‘운전대’를 잡겠다는 우리 정부의 목표는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까지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통화를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을 넘기면 미국 워싱턴 DㆍC는 다시 새벽 시간대에 돌입한다. 문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나흘째인 지난 1일이다.
한미 공조의 위기감은 전화 외교로만 감지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실험 직후 트위터를 통해 “한국에 말했듯 그들(한국)은 북한에 대한 유화적 발언이 효과가 없을 것이란 점을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외교적 결례로까지 비칠 수 있는 발언이다. 마치 한국 외교에 ’충고’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현지시간으로 오전 6시 31분께 이 글을 올렸다. 핵실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보인 공식 반응에서 ‘한국 외교’의 무효과를 지적한 것이다.
그 뒤로 트럼프 대통령이 명시한 “그저 그들은 하나만 안다”는 발언도 해석이 분분하다. ‘그들’이 핵개발에 몰두하는 북한을 지칭한다는 분석도, 대화 기조를 강조하는 한국을 지칭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분분한 해석이 나오는 것 자체가 이상신호다.
‘트위터 발언’ 이후 청와대도 곧바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한미 양국이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대응해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가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 중”이라면서도 “평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지 않고 추구하겠다”고 했다. 현 국면에선 제재이지만 대화를 통한 비핵화 전략 자체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대북정책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발언까지 겹치면서 한미관계도 당분간 미묘한 긴장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