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법인 역대최대 8조8000억 지급 미국·중국 교역조건 악화도 한몫 경기개선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지갑이 두둑하지 않았던 것은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역조건이 악화하면서 예년보다 자금 유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배당으로 빠져나간 돈은 더 늘어난 탓이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2/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GNI가 전 분기보다 0.6% 줄었다. 명목GNI도 1.2%를 기록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절반 이하인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소득 상황이 악화된 것은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큰 폭의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2분기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1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6000억원)보다 2조5000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2000억원)보다 2조1000억원 줄어든 것이다. 이는 2조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지난 2010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의 적자폭이 커진 것은 외국인 배당이 확대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외국인 배당과 관련한 것으로, 적자 폭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외국인 배당이 많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보통 12월 결산법인의 배당이 3월 주총 이후 지급되고, 이것이 2분기 GNI 통계에 반영된다.

실제로 상장법인들이 지난해 대규모의 배당을 하면서 외국인에게도 상당한 몫이 돌아갔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배당금은 총 21조4365억원이었다. 이중 외국인에게 지급된 금액이 8조7923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배당액만 보면, 전년보다 1조4000억원 이상 늘었고, 전체 배당금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8%에서 41%로 확대돼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했다. 일부 대기업의 분기 배당 역시 국외순수취요소소득 적자 폭을 확대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2분기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1조1000억원을 지급했다. 다만 이는 제도 변경에 따른 일시적인 일이기 때문에 의미를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교역조건이 악화된 점도 실질GNI를 줄이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과 함께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등으로, 2분기 교역 조건이 1분기보다 1.4% 악화됐다. 교역조건은 수출가격에서 수입가격을 나눈 수치로, 교역조건이 악화하면 국내 실질 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석유나 화학제품 위주의 수출품목의 가격이 하락하고 천연가스 등 수입품목 가격이 올라가면서 교역조건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신소연ㆍ강승연 기자/ca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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