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1조원대 과징금을 둘러싼 다국적 통신업체 퀄컴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소송 전초전이 시작됐다. 양 측은 퀄컴이 “시정명령 집행을 정지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사건 심문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윤성원)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퀄컴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사건의 공개 심문 기일을 열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퀄컴에 부당한 라이센스 계약을 금지하는 내용의 시정명령과 함께 사상 최대 수준인 1조 300억 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공정위 조사 결과 퀄컴은 삼성전자와 애플 등 휴대폰 제조업체에 모뎀칩셋 공급을 볼모로 부당한 라이센스 계약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보유하고 있는 이동통신 표준 기술 특허에 대해 ‘프랜드 확약’을 선언하고도 경쟁 모뎀칩셋 제조자들의 라이선스 제공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랜드 확약이란 표준필수 특허 보유자가 특허 이용자에게 공정하고(Fair) 합리적이며(Reasonable) 비차별적인(Non-Discriminatory) 조건으로 라이센스를 제공하겠다고 보장하는 약속이다. 공정위는 퀄컴이 휴대폰 제조업체들에 부당한 계약조건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고 경쟁 업체들과의 라이센스 협상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퀄컴은 이에 반발해 지난 2월 서울고법에 과징금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소송의 판결이 나올때까지 시정명령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신청을 냈다.
퀄컴 측 윤호일 변호사는 “공정위의 시정명령은 퀄컴 사업구조 전부를 바꾸라는 것”이라며 “시정명령은 한번 시행하면 되돌릴 수 없고 그 자체로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시정명령이 집행되면 퀄컴측의 손해가 막심하므로 소송 판결이 나올때까지 집행을 멈춰달라는 논리다.
공정위 측은 퀄컴이 이미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시정명령으로 인한 피해는 손실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집행정지 사건에 대한 재판부 판단은 추후 양 측에 통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