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 기업간 기술력 차이 줄어, 中 시장 입지 크게 좁아져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중국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입지가 급속히 좁아지고 있다.

중국이 우리 수출기업들에게 한때 ‘기회의 땅’에서 ‘위기의 땅’으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다.

한국 제품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양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에 따른 중국 정부의 ‘횡포’도 한몫 하고 있지만 중국 토종기업들이 기술경쟁력을 빠른 속도로 키우고 있는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7.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미국 애플(11.0%)마저 제치고 1위를 기록했으나 올 1분기에는 3.1%로 8위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2013년 점유율을 19.7%까지 끌어올렸지만 이후 2014년 13.8%, 2015년 7.6%, 2016년 4.9% 등으로 매년 수직하락했다.

반면 중국 화웨이가 5년만에 시장점유율을 9.9%에서 18.9%로 높이며 선두업체로 부상했고, 2012년에는 집계도 되지 않았던 OPPO와 비보가 각각 18.7%와 16.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8개는 중국 기업이었고, 이들의 점유율 합계는 89.2%에 달했다.

또 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전 세계 TV시장에서 수위를 지키고 있음에도 중국에서는 올 1분기 시장점유율이 3.9%로, 10위에 머물렀다. 중국 TV시장의 점유율 1~9위는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모두 자국 기업들이다.

이와 관련,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최근 보고서에서 “5년 전만 해도 중국 TV업체는 주로 해외에서 주문받아 생산했으나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고 생산체계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유럽, 미국,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새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도 토종 업체들에 밀려 최근 5년만에 ‘반 토막’이 됐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등에 따르면 2012년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8.6%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3.8%로 급락했다.

중국 자동차시장에서는 올 1~5월 상하이(上海), 둥펑(東風), 이치(一汽), 창안(長安) 등 중국산 점유율이 46.1%에 달해 유럽계(21.4%), 일본계(17.6%) 브랜드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가전, 자동차 등 한국 기업이 글로벌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업종을 중심으로 중국의 잠식 속도가 무서울 정도”라며 “이미 중국 시장은 거의 다 빼앗겼고 인도 등 다른 나라에서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