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부담, 음성거래 부작용 영세상인ㆍ저소득자만 역차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에 카드 의무수납제 폐지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세사업자를 위해 가맹점수수료 인하를 추진한다면, 같은 취지에서 카드 의무수납제도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논리에서다.
지난 1998년 김대중 정부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제정하면서 소비진작과 세원투명화를 위해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결제를 거절하거나 카드 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제19조 1항)을 도입했다. 하지만 소액결제가 늘어나면서 건당 결제금액과 상관없이 가맹점 연매출 규모별로 0.8∼2.5%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해 영세상인들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드사들도 많게는 120원 가량을 지불하는 VAN 수수료 때문에 소액결제시 역마진이 불가피하다.
현금 결제와의 가격 차별 문제도 있다. 현금 결제자는 물건값 할인이나 캐시백,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가맹점은 이런 카드 혜택을 반영해 물건 값을 정한다. 즉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저신용자ㆍ저소득자는 카드 결제자와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도 그 비용을 함께 부담하는 셈이다. 의무수납제가 수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부작용을 지적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카드 의무수납제를 규정화하다 보니 현금결제 할인 등 음성 거래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현금을 별로 쓰지 않고 카드나 스마트폰(앱카드)을 들고 다니는 소비자가 많다 보니 의무수납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거래에 대해서는 거부할 수 있게끔 가맹점들에 유연한 권한을 줘야 수익을 보전하고 현금 결제자에게 프로모션을 제공해 매출도 더 내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정부가 나서서 카드결제를 의무화한 곳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면서 “의무가입제와 가격차별금지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선중 동국대 교수는“가맹점수수료 등 가격변수가 시장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의무수납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가맹점 공동망 제도(가맹점이 수수료가 낮은 카드사를 선택할 수 있는 방식)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지난 2011년 금융위원회는 1만원 이하 소액 카드결제 거부안 도입을 검토했었다. 작년 초에는 카드사 사장들이 금융감독원에 소액 카드결제를 가맹점이 거부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소비자 불편 등을 우려해 제도 폐지는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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