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 ‘규제 대응력’ 강화 차원 ‘노하우 지닌 관료’ 활약 큰기대 ‘유통 빅3’ 사외이사 모시기 분주

‘규제’는 매번 유통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 중심에 서있다. 유통업은 ‘골목상권’ 이슈 등 중소상공인에 관한 문제와 크게 연결돼 있어 다른 분야보다 규제에 더욱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관료출신 위원장과 사외이사를 모시는 바람이 불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대선정국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대선정국 이후 유통업계의 규제 또는 규제 완화 바람에서 오랜 노하우를 지닌 인재를 영입함으로써 ‘규제 대응력’을 강화키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선후보들 상당수가 유통업계 규제강화에 찬성표를 던지고 있는 입장이어서 이들 외부관료 출신들의 향후 활약을 통해 일정 성과를 내겠다는 의중도 엿보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앞서 ‘컴플라이언스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으로 민형기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선임했다.

민 신임 위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16회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판사로 법조계에 입문한 뒤 계속 관에만 머물렀다. 1976년 서울지법 남부지원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해 서울고법 판사, 사법연수원 교수를 거쳤고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실장, 서울고법 부장판사 겸 서울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등을 역임했으며 2006년부터 2012년까지는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지냈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지난해 쇄신안 발표를 통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천명한 ‘뉴롯데’의 중심이 되는 기구다. 롯데그룹과 계열사들에 대한 법률을 자문하고, 준법경영의 실태점검 및 개선작업을 추구한다. 민 신임 위원장은 향후 이 기구의 중심에 선다. 롯데그룹은 컴플라이언스위원회가 실제 영향력을 갖춘 전문기구가 될 수 있도록 외부 신망이 두터운 법조계 인사를 위원장으로 검토해왔다.

롯데로지스틱스가 지난 1일 선임한 오준 신임 사외이사는 주유엔대표부 대사와 주싱가포르 대사관 대사 등을 보낸 외교통이다. 롯데제과가 지난달 24일 재선임한 박차석 사외이사는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지냈고, 롯데쇼핑 이재원 신임 사외이사는 법제처 처장, 박재완 신임 사외이사는 기획재정부 장관을 거쳤다.

롯데그룹과 함께 ‘유통업계 빅3’로 불리는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도 궤를 같이했다. 현대홈쇼핑은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을 최근 사외이사로 임명했고, 현대그린푸드도 감사원 재정경제감사국 제2과에서 근무했던 박승준 신임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신세계그룹의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도 눈길을 끈다. 지난달 11일 신규사외이사로 선임된 박윤준 김앤장 고문은 국세청 국제협력담당관 및 조세원관리관, 국세청 차장 등을 역임했던 ‘국세청통’이다. 광주신세계도 김형균 전 광주지방국세청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점차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민경제가 악화된 데에 대한 책임을 정치권이 대기업 유통업체에 돌리며 각종 규제법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임 사외이사들을 통해 규제를 해소할 역량을 전수받을 수 있지 않겠냐”면서 “각종 규제공약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