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단체여행금지 후 65% 감소 -제주도 찾는 중국인도 55%나 빠져 -면세점 중국인 매출 27%이나 줄어 [헤럴드경제=구민정ㆍ김성우 기자] 중국 당국의 보복조치로 인한 ‘사드의 눈물’이 그치지 않고 있다. 유창한 중국어로 손님을 부르던 화장품 로드샵 가게의 직원들의 목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고, 매일 관광객들로 붐비던 시내면세점들도 한산한 모습을 보인 지 오래다.
지난해 8월 한류 제한령인 ‘금한령’에 대한 구두 지시 의혹이 나온 이후 무역 보복조치로 의심되는 중국 당국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해 11월엔 중국내 롯데마트에 대한 세무조사와 안전점검이 실시됐고, 한국산 화장품의 수입 불허 조치가 내려졌다. 이어 중국 당국은 한국산 화학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12월 연말엔 한국산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 품목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고, 한국행 전세기의 1~2월 운항이 불허 조치 당했다. 올해 들어선 인천ㆍ제주ㆍ부산행 크루즈선의 운항이 축소됐다. 그리고 지난 2월 롯데그룹과 국방부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부지 교환계약을 체결한 직후 중국 당국의 무역 보복조치는 롯데마트 영업정지와 한국 단체관광 금지 등으로 노골적으로 표면화됐고, 현재 ‘50일 능선부’를 지나고 있는 상황이다.
▶3월부터 감소세…단체여행금지 이후 더 급감=절반이 사라졌다. 지난 3월 한달 동안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1년 전에 비하면 반토막 난 것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수는 전체 37만8503명으로 전년 동월 61만9913명에서 24만1410명 줄었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해 38.9% 감소한 수치다. 지난 1~2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숫자는 119만561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바 있다. 홍콩과 마카오 관광객수도 감소했다. 지난해 3월 한국을 찾은 홍콩인은 6만3013명이었지만 올해 3월엔 4만7923명이 한국을 찾았다. 마카오 국적의 관광객 역시 지난해 3995명이 한국을 찾은 데 비해 올해 3월엔 3203명으로 전년 대비 792명 줄었다.
사드 보복 조치로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조치가 시작된 3월15일 이후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9일까지 중국인 관광객은 19만명으로 52만명이 방문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6% 감소했다. 특히 4월만 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64.5%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한국관광공사 측은 이같은 급감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807만명이었던 지난해보다 절반 수준인 400만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이에 각 업계는 ‘시장 다변화’를 외치고 있지만 중국 관광객의 규모가 워낙 컸지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해외여행을 주로 가는 국민들의 발길을 국내여행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요우커 경제’ 제주도ㆍ면세 타격=요우커를 주로 상대하던 업계의 타격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제주와 면세점 업계가 대표적이다. 중국인 개별관광객인 싼커(散客)들이 여전히 찾아오곤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요우커들이 즐겨찾던 제주 경제도 위기다. 지난 3월 제주도에 입도한 외국인 관광객은 10만7745명으로 지난해 3월에 입도한 관광객(23만8611명)에 비하면 54.8% 감소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지에서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방한 관광상품은 판매되지 않고 있다. 오는 10월까지 중국 현지 30개 여행사에 예약했던 11만7000명 가량은 한국관광을 취소한 상태다. 이로 인해 중국인 관광통역안내사와 요우커 대상의 여행사, 숙박시설 등 일부에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면세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 면세점 중국인 매출은 45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했다. 단체여행객의 발이 본격적으로 끊긴 3월 마지막 주 매출은 지난 2월 4주차 대비 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면세점을 이용한 이용객 수도 50% 줄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업계 매출에서 중국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7조8000억원으로 64%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지금의 단체관광객 감소세가 이어지면 면세점 업계는 올해 최대 5조원 가량의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12조 2757억원대였던 지난해 전체 면세사업 규모보다 40%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한국 GDP성장률 20% 감소 =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더욱 어둡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장기화되면 국내 경제는 더욱 힘들어진다. 세계적인 금융서비스회사 '크레디트 스위스'의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 여행금지조치로 대한민국 GDP성장분의 20%가 감소할 수 있다. 리포트는 올해 한국 GDP 성장분을 2.5%로 보고 있다.
수출과 취업 시장 전망도 어둡다. 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가 발간한 ‘사드배치와 한중 관계 악화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 역시 중국의 사드 보복 수준이 현 상황을 유지한다면 주요 산업의 대중 수출액이 지난해 보다 26억달러(한화 2조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봤다. 특히 중국인을 상대로 한 면세점과 관광 수입이 74억달러, 한화로 약 8조원 가량 줄어드는 등 모두 100억달러, 한화로 10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내 반한 감정이 확산하게 되면 경제적 손실 규모가 200억달러(22조원)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올해 중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현 상황을 유지한다면 생산유발효과 1조2000억원, 취업유발효과 15만4000명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