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크게 신뢰해 일부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와 관련한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이 김 전 실장의 문체부 인사 전횡 등을 알고있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증언도 내놨다.
유 전 장관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부 장관 등의 첫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진술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공판에서 지난 2014년 7월 장관 자리에서 물러나기 직전 박 전 대통령과 면담했던 내용을 상세히 진술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께 간언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과 문제점을 조목조목 말씀드렸다”고 했다.
김진선 당시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경질한 점, 자니윤 씨를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하라 지시한 점,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을 정부지원에서 배제한 점 등을 당시 짚었다고 유 전 장관은 떠올렸다.
유 전 장관은 면담 당시를 떠올리며 “박 전 대통령께서 (이같은 사실을) 다 알고 계셨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불만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전혀 놀라거나 흔들린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김 전 실장의 인사 전횡에 대해 이야기하자) 박 전 대통령이 ‘우리가 모르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며 “김 전 실장이 자리에 있는 한 절대로 여태까지의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했다.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증인이 말한 사람이 김 전 실장 외에 다른 사람일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느냐”는 취지로 질문했지만, 유 전 장관은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관련자는 김 전 실장 외에 없어서 확실히 말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