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기 선박 발주 전년比 36% 증가… 기저효과 따른 ‘착시효과’ - 크루즈선 수주 덕분에 유럽 조선사들 순위 급상승 - LNG선 VLCC 등 선박 가격 하락세는 계속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올들어 전세계 선박 발주가 지난해 대비 3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발주가 워낙 없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일뿐 본격적인 업황 개선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크루즈선 발주 덕분에 유럽 조선사들의 수주 성적이 크게 올랐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한국 조선사들에게 크루즈선 분야는 ‘불모지’나 마찬가지다.
4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374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137척)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전세계 발주량 274만CGT(128척)에 비해 36.5% 증가한 것이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1분기 20만CGT 수주에 그친 것에 비해 올해 1분기에는 89만CGT를 수주하면서 수주 실적이 4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숫자로만 놓고 보면 지난해 대비 업황이 개선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지만, 아직은 조선업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보는 시각은 아직은 소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가 워낙 안좋았던 탓에 올해 상황이 좀 나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기저효과에 따른 숫자의 착시라고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발주 상황 개선을 본격적인 조선업황 개선 시작점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은 선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초대형유조선(VLCC)의 3월말 선가는 8000만달러로, 지난 2월말(8100만달러)에 비해 100만 달러가 하락했다. 수에즈막스급과 아프라막스급 유조선도 척당 50만 달러씩 하락했다. LNG선 역시 척당 200만 달러씩 하락했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유럽 조선사들의 수주 순위가 크게 뛰어올랐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수주 실적은 중국과 한국이 1위와 2위를 기록했고 3위와 4위에 이탈리아와 핀란드가 각각 올랐다. 일본은 5위로 밀려났다.
중국은 107만CGT(58척)를 수주했고, 한국은 89만CGT(22척)를 수주했으며, 이탈리아는 61만CGT(6척), 핀란드는 33만CGT(2척)를 각각 수주했다. 일본은 18만CGT(8척)을 수주해 5위로 떨어졌다.
이탈리아와 핀란드의 수주실적이 크게 오른것은 크루즈선과 여객선 발주 덕분으로 해석된다. 이탈리아는 지난 2월 핀칸티에리(Fincantieri)가 크루즈선 4척(55만CGT)를 수주했으며, 비센티니(Visentini)는 카페리선 2척을 수주하는 등 6척 61만CGT를 수주했다. 핀란드도 메이어 투르크(Meyer Turku) 조선소에서 2월에 크루즈선 2척을 수주했다.
3월 말 기준 전세계 수주잔량은 7970만CGT로 집계됐다. 전세계 선박 수주잔량이 8000만CGT를 하회한 것은 2004년 6월말 이후 12년 9개월만에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