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알바노동자수 100만 돌파 -5인미만 사업장은 법망 벗어나 -알바노동자 피해는 점점 급증만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1. 지난해 12월 경북의 한 편의점에서 30대 야간 아르바이트노동자(이하 알바노동자)가 손님 조모(51) 씨에게 살해당했다. 시작은 ‘봉투값’ 20원이었다. 술에 취해 숙취해소제를 구입하려고 편의점을 찾은 조씨에게 알바노동자는 봉투값을 요구했고, 여기에 분노한 조 씨는 집에서 흉기를 들고와 A 씨를 칼로 찔러 숨지게 했다.
#2. 지난해 9월 중구 소재의 한 편의점에서는 전자레인지 작동 문제로 매장에 불만을 가진 한 40대 남성이 뜨거운 컵라면을 알바노동자의 얼굴에 던졌다. 이 알바노동자는 얼굴과 목 부위에 2도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31일 비정규 불안정노동자와 함께 하는 아르바이트노동조합(이하 알바노조)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아르바이트 노동자 수는 현재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들의 안전이나 복지를 제공해줄 법적인 수단이 열악하다는 게 중론이다. 일상에서 알바노동자를 부르는 용어인 ‘알바생(아르바이트로 일을 배우는 위치ㆍ학생이라는 의미)’이라는 표현부터가 알바노동자들의 현재 열악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5인 미만의 사업장에서는 가산 수당ㆍ연차ㆍ유급휴가ㆍ생리 휴가 등 혜택을 알바노동자에게 제공하지 않아도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는다. 오후10시 이후 심야시간에 지급하도록 돼 있는 시급 50%의 심야수당이나 주말 연차도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할 경우 받을 수 없다. 소규모 사업장에 근무하는 알바생 상당수는 근로계약서 자체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대다수 알바들이 복지와 법 밖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셈이다.
지난 2014년 집계에서만 101만2640명. 당시 비정규직 노동자 수가 573만2000명이었는데 이중 5분의1 가량이 아르바이트 노동자였다. 통계로 잡히지 않는 알바 숫자까지 고려했을 때 전국의 알바노동자 숫자는 15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들 중 상당수가 5인 미만의 사업장에 근무하다보니 대다수 알바노동자들이 제대로된 대우를 받지 못한 채 근무를 이어나가고 있다.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 수료생 최모(28ㆍ서울 광진구) 씨는 “오후 6시부터 오전2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오후 10시가 넘어도 수당을 더 주지 않는다”며 “알바노동자도 ‘노동자’라면 이에 합당한 근로조건을 제공받아야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정모(28ㆍ국민대학교) 씨도 “5년간 편의점에서 일했는데 주휴수당이나 연차와 같은 이야기는 듣지도 못했다”고 했다.
대학기관이나 기업 등 5인이 넘는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알바노동자들도 있다. 알바 노동자의 상당수는 20대 미생이다. 이들 대부분은 부당한 대우인 것을 알면서도 혹여나 미래에 탈이 날까봐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성균관대학교에서 2년여간 아르바이트를 했던 졸업생 김모(28) 씨는 학교에 다니면서 2년간 주휴수당이나 최저시급, 퇴직금을 하나도 지급받지 못했다. 한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사업자 측은 주휴수당과 퇴직금을 제공해야 함에도 김 씨는 2년간 이런 혜택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 김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당시에는 학교 생활에 불이익이 될까 두려워서 이야기하지 못했다”며 “아르바이트를 관둔 뒤에 퇴직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지만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잘릴 수 있다’며 협박해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알바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지지부진하다. 알바노동자가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기 보다는 악덕 점주나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에게 비판의 시선이 쏠리는 경우가 많다.
이에 최기원 알바노조 대변인은 “알바생이라는 용어부터가 알바노동자들을 노동자로서 보다는 일을 배우는 사람으로서 인식하게 만들어 잘못됐다”며 “알바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몇번 정치권에서 논의됐지만 매번 흐지부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