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덴바덴(독일)=이해준 기자]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이 보호무역주의 배격과 자유무역의 확산에 대한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자국우선주의를 앞세운 미국의 통상압력이 더욱 강화되면서 세계무역질서의 변화가 가속화하게 됐다.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17~18일(현지시간) 이틀간 독일 바덴바덴에서 회의를 열어 향후 무역과 금융질서의 규범이 될 성명서을 채택하고 18일 폐막했다.

하지만 핵심쟁점이었던 무역분야에서 G20은 매년 성명서에 반영했던 ‘모든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문구를 반영하는 데 실패했다. 대신 ‘우리는 우리의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기여도를 강화하고 있다’는 원론적 문구를 대체해 넣음으로써 자유무역을 옹호하던 기존의 입장이 크게 후퇴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처럼 G20 성명서에서 자유무역주의가 후퇴한 것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고 출범한 미 트럼프 행정부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호주와 프랑스 등 일부 국가들이 자유무역을 옹호하며 이를 성명서에 반영할 것을 주장했으나 이루지 못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미국의 통상압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올 1월 출범한 이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이어 우리나라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해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등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각국 통화의 평가절상을 밀어붙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성명에서 G20 국가들은 최근의 세계경제 상황에 대해 단기적 성장 모멘텀이 강화됐지만 성장 속도는 여전히 다소 미약하다는 데 공감했다. 또 높은 불확실성과 하방위험 상존, 낮은 생산성에 따른 장기적 저성장 가능성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책공조와 관련해서는 G20의 핵심목표인 ‘강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잡힌 포용성장’ 달성을 위해 수요진작을 위한 확장적 재정ㆍ통화정책과 함께 장기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구조개혁까지 가용한 모든 정책조합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한국의 정치 상황과 북핵 등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와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상황임을 설명하고 G20 회원국들의 정책공조 강화를 역설했다.

유 부총리는 특히 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유무역을 지속 추구하는 동시에 균형잡힌 포용적 성장을 위해 무역의 혜택 배분에도 G20가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주요국 거시정책의 다변화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신흥국으로의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G20 회원국간 원활한 의사소통과 정책공조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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