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덴바덴(독일)=이해준 기자]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이 노골화하는 가운데 이의 해법을 논의할 것으로 기대됐던 한-중 재무장관 회담이 끝내 무산됐다. 이에 따라 한중 양국의 경제적 긴장감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정부는 중국의 한류제한령이나 롯데 영업정지, 한국관광 금지 등이 사드 배치 때문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없어 중국 정부에 문제제기하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정치와 경제의 분리 등 한국측 입장을 중국에 전달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린 독일 바덴바덴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과의 일정이 조율되지 못해 양자면담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샤오제(肖捷) 중국 재정부장의 면담 거부는 사드 보복과 관련한 중국의 입장 변화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 부총리는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들과 관련해 정부가 중국 정부에 문제제기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기재부에서는 한 적이 없고, 다른 부처에서도 없는 것 같다”며 “(사드 보복이라는)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다”고 대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한한령도 법적 실체가 없다. 분명 어딘가 실체는 있는데, 법적 실체가 없는 걸 갖고 국가간에 유감 표명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 상황의 심각성에 비해 정부의 접근이 안이한 것 아닌가 하는 질문에 대해선 “(중국 정부에 대한) 유감 표명은 어렵다”면서도 “(정치와 경제의 분리나 관광 활성화와 같은 원론적인) 메시지를 현명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 방침을 발표한 이후 중국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단계적으로 강화했음에도 우리 정부는 그것이 사드 때문이라는 중국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기 때문에 무대응으로 일관, 지나치게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우리 정부가 중국의 대응을 예측하고 소극적으로 나서는 것 아닌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좋게 얘기해서 서로 간에 정치ㆍ외교적인 문제가 있지만 경제관계는 더욱 발전시켜야 하지 않겠나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쉽게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강력히 촉구한다 하면 뭐가 문제라서 촉구하냐고 그쪽에서 나올 것”이라며 항의나 유감표명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협상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서는 “나도 (일본측 카운터 파트너와) 만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일본은 올해초 부산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한일 통화스와프 협의를 중단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유 부총리는 “(일본이 통화스와프 논의를 진전시키기 않겠다고) 이유를 대면서 딱 끊어버렸다”고 말하고, “(미국ㆍ일본 등과의) 통화스와프가가 있으면 좋지만, 그렇다고 없다고 망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가 먼저 일본에 손을 내밀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 부총리는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시장금리는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미 어떤 면에선 선반영돼서인지 시장이 조금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사실이고 다행”이라며 영향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현재의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재정과 통화 부문의 ‘정책조화(policy-mix)’ 필요성에 대해선 ”폴리시믹스라는 게 한은 금리만 있는 것이 아니고, 원론적으로 재정 통화 모든 정책수단이 다 동원될 필요가 있다는 얘기”라며 “필요하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활력을 위해 거론되고 있는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을 하반기에 집행하려면 4~5월에는 준비작업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어느 부분이 가능한지 (검토해) 보라고 (실무진에게) 준비하라고 할 수는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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