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받는 산·수은 지원 한계 화식열전 민간채권자 ‘프리라이더’ 방지 부족자금 2021년까지 2조~3조 최악땐 ‘제2 한진해운’ 될 수도

금융당국이 대우조선해양에 모든 이해관계자의 광범위한 채무 재조정을 전제로 신규 자금을 공급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주도로 4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 왔지만 국책은행이 전담하는 현 구도로는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최근 시중은행에 여신한도 복원을 당부해왔고, 금융당국도 국책은행의 목소리에 힘을 실으면서 향후 시중은행이 어떤 결단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자금 지원을 둘러싸고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간의 갈등이 고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책은행ㆍ시중은행ㆍ회사채 채권자 등 대우조선과 관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광범위한 채무 재조정을 전제로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대우조선해양 유동성 지원방안을 오는 23일 발표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23일 나올 대우조선의 2016회계연도 결산결과를 바탕으로 4~5가지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워크아웃도 그중 하나로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수주산업이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워크아웃이라는 초강수까지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국책은행과 더불어 시중은행도 여신의 출자전환ㆍ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재개 등을 통해 대우조선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라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기조는 이미 대우조선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을 통해 공론화되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시중은행이 기존에 약속한 대우조선 여신 한도를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산은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부담을 국책은행들만 홀로 지고, 시중 은행들은 프리라이더로 남는 형태로는 더 이상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시중은행들의 반응이다. 시중은행은 대우조선에 대한 총여신 한도를 줄여가며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시중은행 입장에서 회생능력이 적은 기업에 대해 계속해서 여신을 늘리는 것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유사한 사례가 지난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이었다. STX조선은 지난 2013년 4월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저가 수주에 나섰다 경영난이 악화돼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이후 4조원이 넘는 돈을 투입했다. 하지만 자금지원에도 불구 경영은 호전되지 않자 채권단은 2015년말 말 4000억 원을 추가 지원하며 ‘특화 중소형 조선사’로 만드는 구조조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우리ㆍKEB하나ㆍ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채권단에서 이탈했다. 조선업 회생 가능성을 낮게 봤기 때문이었다. 결국 STX조선해양은 국책은행과 농협이 전담하다 법정관리로 마무리됐다.

산은과 수은은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과정이 STX조선해양과 동일한 구조로 진행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시중은행들을 본격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모든 이해관계자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구조조정의 원칙을 재확인 한다는 계획이다. 국책은행 주도로 자금을 지원하는 채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신규자금을 원하더라도 또다시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향후 시중은행 여신의 출자전환과 회사채 채권자에 대한 채무 재조정이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당국은 이같은 채무 재조정이 성공하는 것을 전제로 신규자금을 공급해 대우조선의 유동성 위기를 끈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의 부족자금은 2021년까지 2조∼3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정순식ㆍ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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