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이후 中시위 등 자제 유도 -새정부 의식 사드압박 전략인듯 -이래저래 유통업체만 등 터져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중국 당국이 ‘힘 조절’에 들어갔다. 연일 거세지던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조치가 중국 정부에 의해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리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의 이러한 변화는 무리한 보복 조치가 오히려 자국의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중국인의 한국기업 제품 불매운동 정서가 여전하고, 중국 정부가 각 여행사들에 내린 ‘한국여행금지’ 지침이 오는 15일 시행을 앞두고 있어 국내 유통업계의 시련은 커지고만 있다.
13일 외신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중국 정부의 태도가 미세하게나마 달라졌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 이후 중국 정부는 사드 반대와 한국 상품 불매 시위를 하는 세력들을 통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공안 당국은 지난 10일 오후 “큰 규모의 시위가 (한인타운인) 왕징 롯데마트 매장 앞에서 11일에 벌어질 예정이고, 시위대가 1㎞ 떨어진 한국국제학교까지 행진할 수 있어 대비하라”며 미리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에 공지했다.
실제로 공안은 11일 오전부터 차량을 이용해 롯데마트 주위에 보호장벽을 설치했고 주민자치대를 동원해 롯데마트 주변을 경계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대규모 시위는 열리지 않았다. 또 공안은 지난 12일까지 경계 근무를 이어 갔다. 롯데그룹이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는 등 사드 배치가 본격화되자, 계속해서 밀어부치던 중국 당국의 보복 태세에 변화가 생긴 셈이다.
이를 두고 중국 정부의 과도한 보복조치는 오히려 중국 경제에 손해가 될 것이라는 자체적인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8일 기준 중국 당국은 중국 내 롯데마트 55개 점포에 대해 영업정지를 내리면서 일부 점포에 대해 ‘1개월’의 기간으로 제한했다. 이 ‘1개월’에 대한 의미에 대해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기한에 제한을 둔 건 (롯데마트에 고용된) 중국 현지 직원들 때문”이라며 “중국에선 한 달 넘게 영업을 못하면 직원들도 받는 월급이 삭감된다. 한달 동안은 유급 영업정지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한 달이 넘어가면 현지 직원들이 월급 삭감이라는 위험 부담을 져야하기 때문에 롯데마트 법인에만 매출 손실을 입힐 수 있는만큼의 정지 기한을 따로 정했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우리나라 기업으로부터 플라스틱과 같은 소재 중간재를 수입해 다른 나라로 완제품을 수출하는 경제구조”라며 “무역 보복조치를 하려다 자국의 수출경제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며 그래서 유통에만 보복을 집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드 보복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선 풀수도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이를 한국의 새 정치역학 구도에 암시하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강하다. 한마디로 한국의 새 정부에 대한 ‘사드 으름장’이자, 경고 메시지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등이 터지는 것은 유통업계”라며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 등 큰 변수가 있어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