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거침없이 올랐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은 ‘선한 의지’ 논란을 겪으면서 상승세가 꺾였습니다.” 앵커의 목소리에서 단호함이 느껴진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취재기자는 지난 20~22일 안 지사의 지지율이 전주보다 1.2%포인트(p) 내린 19.2%를 기록했다고 보도한다. 안 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은 지난 19일 나왔다.
실제로 ‘선한 의지’ 발언이 민심에 영향을 미쳤을까. 평생 여론조사만 연구해온 신창운 덕성여대 초빙교수의 말을 빌리면, 여론조사는 오차범위를 포함해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위의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다. 같은 방식으로 100회 조사를 했을 때 95회는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뜻이다.
표본오차를 적용하면 안 지사의 지지율은 16.1~22.3%다. 직전 조사(13∼17일)에서 안 지사는 20.4%를 기록했다. 역시 표본오차(±2.0%p)를 적용하면 18.4~22.4%다.
결과적으로 안 지사의 지지율은 18.4~22.4%에서 16.1~22.3%로 변했다. 20.4%에서 19.2%로 떨어졌다고 보도하는 게 맞는 것일까. 나아가 ‘선한 의지’ 발언이 안 지사의 지지율을 깎아 내렸을까. (이상 조사기관 리얼미터ㆍ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해 4ㆍ13 총선을 앞두고 한 유력 일간지는 ‘새누리 112 더민주 35 국민의당 11곳 우세’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 톱으로 내보냈다. 여론조사를 토대로 분석했다. 총선 다음날 이 일간지는 ‘새누리당을 심판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 톱에 내걸었다. 여론조사를 맹신한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미국 언론도 마찬가지다. 어느 누가 힐러리 클린턴의 참패를 예상할 수 있었을까. 프랑스의 유력지는 아예 정치인의 여론조사 기사를 쓰지 않기로 독자들과 약속했다.
신창운 교수에 따르면 ‘여론조사가 정확하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신 여론의 방향성을 가늠해보는 참고자료 정도로 여겨야 한다. 신 교수는 수치를 근거로 ‘해석(의미)’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에서 여론조사를 빼면 ‘팥 없는 찐빵’이다. 피할 수 없다면 다음을 염두해두자. 1) 표본오차를 반영하자. 2) 조사업체의 특성과 의뢰기관의 성향을 감안하자. 3)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답변도 달라진다.
4) 조사시점도 중요하다. 5) 조사대상과 지역을 확인하자. 6) 조사방식(유ㆍ무선 전화/면접/온라인)도 조사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7) 의뢰기관의 ‘암묵적인 바람’이 반영될 수도 있다. 8) 시기별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한다면 동일한 조사기관인지 확인하자.
이상은 한국기자협회와 삼성언론재단이 지난 21일 마련한 ‘언론인 강좌’를 토대로 작성했다. 특정 대선후보와 언론사를 언급한 것은 단순히 예를 들기 위함이다. 말 그대로 정치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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