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커녕 인식조차 미흡 실체없이 소리만 요란 지적 기술 발전·시스템 혁신 동시추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늑장 대처라는 비판 속에 정부가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22일 유일호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나서 신설된 ‘4차 산업혁명 전략위원회’ 첫회의를 열고 4월까지 마스터 플랜을 내놓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 전략위원회는 민관 콘트롤타워다. 유 부총리는 회의에서 “앞으로 경제ㆍ사회 시스템을 4차 산업혁명에 맞게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또 “4차 산업혁명의 발전 속도와 파급력을 감안할 때 향후 5년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 미래가 결정된다”면서 “정부 역할을 지원과 협력에 중점을 둔 ‘개방ㆍ연결 혁신플랫폼’으로 바꾸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냉정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는 물론 제대로 된 인식조차 돼 있지 못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단순히 연구개발이 아니라 경제나 교육, 정치 등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이 변해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할 수 있다는 조언했다.
장윤종 산업연구원 4차 산업혁명 연구부장은 “알파고 이후 우리나라에서 인공지능(AI)이 가장 큰 이슈였던 것처럼, 현재 4차산업혁명에 대해 요란하게 떠들고 있지만 실체가 없다”면서 “4차 산업혁명 역시 그간 사라졌던 수많은 국가 프로젝트처럼 한낱 구호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연구부장은 또 “4차 산업혁명의 두 가지 축은 기술발전과 시스템 혁명이다. 기술발전은 이미 눈에 보이는 만큼 기술이 안에서 밖으로 나왔을 때, 즉 상용화됐을 때 사회가 얼마나 이를 수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제도와 문화혁명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 물결에 뒤처지면 한국은 단순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국가로 전락한다”고 우려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제는 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대비가 늦고, 고용과 교육시스템이 경직되어 있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고용 충격을 크게 맞을 수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산업 구조는 물론 고용구조와 거시 경제 양상, 양극화 등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또 “산업 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등 경제 구조의 개혁에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정부가 각종 규제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한다”고 말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의 등장으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미래 산업구조와 노동시장 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친화적 정부 정책을 통해 투자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문숙ㆍ유재훈 기자/osk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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