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금융당국과 은행의 집단대출 옥죄기가 중도금 대출에 이어 재건축 이주비 대출로 번졌다. 대출 이자가 일반 다른 대출에 비해 턱없이 높아지면서 이주비 받기를 포기하는 조합원들이 늘고 있다.
조합원 이주가 진행중인 서울 서초구 우성1차 아파트는 지난해 말 이주를 시작하면서 이주비 대출 이자를 연 3.78%로 약정했다. 이르면 4월 이주를 앞두고 있는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도 이주비 대출을 협의중인 은행에서 3% 후반의 이자를 제시했다. 은행들이 정부의 집단대출 축소 방침을 들어 이주비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당초 예상보다 금리가 높아졌다. 통상 이주비 대출은 조합원 권리가액의 70%가 한도다.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현재 6200가구에 이르는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는 이주비 대출 은행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당장 5월부터 이주를 시작해야 하는데 대출 규모가 1조8000억원에 달하다보니 은행들이 난색을 표하는 것이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은행들이 1000억원이 넘는 대출은 어렵다는 반응이어서 여러 은행들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은행들의 콧대가 높아 금리도 얼마를 요구할지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의 이주비 포기도 속출한다. 기존에 받아놓은 담보대출 등의 이자가 연2∼3%대 초반으로 훨씬 싸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불과 2년 전만해도 이주비 대출 이자가 연 2%대로 저렴해 돈이 있는 사람조차 일부러 이주비 대출을 받아 다른 용도로 굴릴 정도였는데 ‘격세지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이주비 대신 전셋집을 얻어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전세금 등을 충당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이자는 금리가 연 3% 초반이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에게도 집단대출 상황을 설명하고 가급적 저렴한 이자의 개인 대출을 이용하라고 권할 정도”라며 “기존 대출이 있는 경우 그 대출을 연장하거나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방식을 많이 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주택협회 김동수 실장은 “중도금, 이주비, 잔금 대출 등 집단대출이 묶이면 집을 사려는 수요가 줄어들 것이고 미분양 증가와 주택시장 침체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과도한 대출 억제는 오히려 대출 부실을 양산할 수 있는 만큼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