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주가, 4거래일간 -3%… 13일도 ‘약세’ - 반도체 ‘슈퍼 사이클’ 호황 속 ‘오너리스크’ 악재 부각 - ‘장밋빛 전망’에 드리운 그림자… 경영쇄신안 ‘올스톱’ 되나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사상 최고가 랠리를 잇던 ‘대장주’ 삼성전자가 급제동에 걸렸다. 외국인의 집중 매도 공세에 4거래일 연속 주가가 빠진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의 특검 소환에 ‘오너리스크’까지 재부각되면서 13일 장 초반 거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사상최고가(199만5000원)를 찍은 뒤 다음 거래일인 31일부터 등락을 반복,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주가가 -3.85%까지 빠졌다. 이날 오전 9시 30분 현재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20% 내린 189만5000원에 거래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장 마감까지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지난 7일부터 무려 5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가는 셈이다.

이 같은 주가 하락에는 외국인의 집중 매도 공세가 주효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25만4194주, 총 495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미국 트럼프 시대 개막에 대외 불확실성이 증가해 신흥국에서 자금 회수에 나선데다 원화 약세도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및 지배구조 불확실성 등도 매도세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율은 50%에 달해, 외국인 수급에 주가가 민감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사상최고가를 함께 이끈 외국인이 돌아서자, 자사주 매입이라는 자구책과 업황 호조도 약발이 듣질 않는 모습이다.

이날도 매도 상위 창구에는 CS증권(6591주), 모건스탤리(6175주), 메릴린치(5363주), 맥쿼리(4474주) 등 외국계 증권사가 몰려 있어 이날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다시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앞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며 숨을 돌렸지만, 이번엔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 추가 혐의가 더해지면서 또 한번 ‘오너리스크’가 부각되자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이 다시 특검에 불려가면서 삼성의 경영 쇄신안 및 인사, 채용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올해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사상최고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됐던 ‘장밋빛 전망’이 제동에 걸릴 위기에 처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사상최고가(199만5000원)를 기록하며 200만원 시대 고지를 내다봤다. D램과 NAND 가격 상승세에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에 올라섰다는 전망이 우세해 지면서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270만원까지 올리며 호평을 쏟아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올해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내놓았다. 1차로 지난달 25일부터 2조3256억원(보통주 102만주, 우선주 25만5000주)를 4월 24일까지 장내 매수할 예정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17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6.1% 오른 214.2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4.9% 증가한 39.5조원으로 2013년 역대 최대 실적(36조8000억원)을 넘어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황 호조세 지속이 기대되는 가운데 특별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이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며 목표주가 250만원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이 부회장의 특검 소환으로 업황과 무관하게 주가에 악영향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 실장은 “‘오너리스크’와 기업활동 위축은 이미 지난해부터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특검 소환에 따른 단기적인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외국인들이 매도 물량을 내놓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특히 이는 국내 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신뢰’와 연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정경유착과 관련된 부분이 부각되면서 오히려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긍정적인 방향성으로 개선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