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5000만원 이상 1409억 자체 소득 없이는 증여로만 가능 세금탈루 의심 크지만 파악어려워
시중은행과 더불어 상호금융기관과 저축은행 또한 고액 계좌(미성년자 주인ㆍ잔액 5000만원 초과)를 다수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규모만 1400억원대다. 은행ㆍ비은행을 가리지 않고 포진한 금수저 계좌가 증여세 회피의 방편으로 사용될 여지가 있어 세정 당국의 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상호금융기관ㆍ저축은행의 미성년자 예금현황’(2016년 12월말 기준)에 따르면, 상호금융기관 내 5000만원 초과 계좌 수는 1536개이고 해당 계좌의 전체 잔액은 1372억원이었다. 계좌당 평균 잔액은 8900만원으로 1억원에 약간 못 미쳤다. 저축은행 내 5000만원 초과 계좌수는 57개로 총 잔액은 37억, 계좌당 평균 잔액은 약 6500만원으로 확인됐다.
저축은행이 상호금융기관(단위 농협ㆍ수협ㆍ축협 등)에 비해 금수저 계좌 수와 잔액에 떨어지는 이유는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 PB(Private Banking) 서비스를 선호하는 고액 자산가들이 영업망이 협소한 저축은행을 외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과거 문제가 있었기에 고액 자산가들이 상대적으로 튼실한 상호금융과 시중은행을 찾아 자녀를 위한 금수저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호금융기관과 저축은행이 보유한 고액 계좌 중 잔액만 1억원이 넘는 ‘금수저’ 계좌는 302개(상호금융기관 299개ㆍ저축은행 3개)로 총 잔액은 582억이다. 여기에 시중은행이 보유한 1억 초과 계좌수(3746개)와 잔액(1조 382억)을 합치면, 전체 금융권을 통틀어 금수저 계좌 수는 4048개로 규모만 1조 964억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이러한 금수저 계좌가 증여세 탈세의 수단으로 변질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부모나 조부모가 자녀ㆍ손자에게 현금으로 증여할 때, 미성년자일 경우 2000만원을 넘어서면 10%의 증여세를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누진 구간도 적용돼 최고 50%(30억 초과)까지 증여세를 부담해야 한다. 10년에 한번씩 비과세 증여한도는 재설정된다. 1살 때 2000만원을 증여했으면, 11살 때 2000만언을 넘겨야 세금을 피할 수 있다. 세금 없이 증여로만 성인이 되기 전에 억대 통장을 만들어주기 어렵다는 뜻이다. 다만 수익형 부동산을 증여하거나 배당이 나오는 수익증권을 증여했을 경우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 계좌로 입금된다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
하지만, 수천 개에 달하는 ‘금수저 계좌’가 증여의 목적인지 차명 거래의 목적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세무법인 피티엑스(PTX)의 범승규 세무사는 최근 헤럴드 경제와의 통화에서 “1억이 넘는 계좌를 국세청 관할 세무소의 세무사들이 모두 파악해 소명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자녀의 미래를 대비해 현금을 (계좌에 미리) 넣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상 과세권 밖 불법 증여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장필수 기자/
test1025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