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순환출자 특혜 없다“ SDI처분 주식 지분율 지배력 미미 “바이로오직스 상장도 정상과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박영수 특검팀이 3주동안 벌인 보강조사의 키워드는 ‘삼성그룹 순환출자’다. 특검 의혹의 골자는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해소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가 삼성의 편의를 봐주고자 외압을 넣었다는 것이다. 특검이 이 부회장을 13일 재소환한 것은 뇌물공여 혐의를 뒷받침할 새로운 단서와 물증을 확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의 기류도 바뀌었다. 특검 수사 초기 공식 대응을 자제하던 삼성은 최근 특검에서 제기한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특검이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은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해소과정이다. 특검은 지난달 19일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 혐의 입증을 위한 보강수사에 돌입했다. 최근 특검은 삼성 임원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주식 처분 과정을 조사했다.
특검은 삼성 합병 이후 공정위가 삼성 순환출자 문제를 심사하면서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공정위가 2015년 12월 두 회사 합병 과정에서 강화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삼성SDI가 통합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공정위가 내부 결론을 내렸지만 청와대 지시로 처분 규모를 500만주로 줄여줬다는 것이 뼈대다. 이에 대해 삼성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침을 따른 것이라면서 의혹을 반박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된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어떠한 특혜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시점을 거슬러 올라가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완료된 것은 2015년 9월 2일이다. 합병 전 삼성물산(1155만주)과 제일모직(500만주)의 주식 모두 보유하고 있었던 삼성SDI는 양사 합병 결과 통합삼성물산의 신주를 받았다. 9월 8일 삼성은 공정위 요청에 따라 순환출자 관련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합병으로 인해 계열출자가 발생하면 취득 또는 소유한 주식을 6개월 내 처분해야한다.
삼성 관계자는 “당시 로펌 등에 문의한 결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순환출자가 단순화되는 것이므로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은 정확한 판단을 위해 자발적으로 공정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공정위도 법규정의 미비 및 해석의 어려움 때문에 외부 전문가 등 위원 9명으로 구성된 ‘전원회의’를 삼성물산 합병건을 검토했다. 3개월 후 2015년 12월말 ‘합병 관련 신규 순환출자 금지 제도 법 집행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당시 공정위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으로, 삼성SDI를 상대로 주식처분명령 등을 내린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삼성 관계자는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삼성SDI는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합병 후 6개월내 2016년 2월 말까지 자발적으로 처분해야 하고, 자발적으로 처분하지 않으면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해 과징금 등을 부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정위 유권해석에 대하여 이견이 있었고 외부 전문가들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며 “삼성은 순환출자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500만주를 처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처분한 주식이 삼성그룹 지배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했다는 주장이다. 공정위가 처분을 권한 삼성SDI의 통합 삼성물산 주식은 지분율로 따지면 2.64%다. 당시 이 부회장과 특수관계인 등 삼성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39.85%였다. 우호지분인 KCC 지분 8.97%를 합치면 절반에 육박한다. 지분 2.64% 매각 여부는 지배력 차원에서 영향이 없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