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우후죽순 생겨 경쟁력 상실 -점차 “황금알 아니다” 입증되는 분위기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2017년 서울 시내면세점은 10곳이 운영중이다. 앞으로 문을 열 면세점까지 합치면 올해 총 13곳이다. 시장은 정체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면세점 수는 2배이상 늘었다. 이로 인해 앞으로 면세점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동화면세점의 위기도 이같은 면세점 전쟁이 원인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 시내면세점 1호점인 동화면세점은 사상 최대의 위기에 빠졌다는 말이 나돈다. 작년 사상 최고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동화면세점이 올해부터 면세점 시장이 불투명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동화면세점의 위기가 자칫 면세점 업계 전체의 위기로 옮겨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요우커ㆍ遊客)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면세점 특허권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요우커 특수를 누리기 위해 쇼핑 편의성을 들 수도 있지만 한국 면세점의 흑역사를 간과했다는 지적도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일부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한민국 1호 면세점인 동화면세점의 매각설은 제 2의 면세점 흑역사의 시작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은 12조2757억원으로 전년 9조1984억원보다 33.5%나 성장했다. 반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보복이 가시화 되면서 요우커의 숫자는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실제 여행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춘절 특수에 요우커는 작년보다 20%에서 많게는 절반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0여년전 상황과 비슷하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면세점 영업 자유화 방침을 내놓으면서 오늘날과 같은 신규면세점들이 줄줄이 생겼다.

1986년 3월 파고다 면세점이 개점한데 이어 4월에는 서울 코리아다이아몬드 면세점, 7월에는 한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문을 여는 등 1986년에만 모두 5곳의 시내면세점을 문이 오픈했다. 1987년에는 서울 풍전면세점, 1989년 868, 인터콘티넨탈, 파고다 등이 앞다퉈 문을 열었다. 이로 인해 1989년에 면세점 점포수는 29곳에 달했다.

마냥 고성장을 이어갈 것만 같았던 면세점 시장은 곧바로 휘청거렸다. 바로 1990년대 초 한국 관광의 핵심 축이었던 일본 경제의 영향때문이었다.

일본 경제의 거품이 터지면서 29곳에서 운영되던 면세점이 잇달아 문을 닫기 시작했다. 1990년이 지나면서 10곳만 살아남았다. 3분의2 가량은 외풍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현 상황도 마찬가지다. 2010년부터 몰려온 요우커들로 인해 국내 면세점 시장은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2년 10월에는 처음으로 한국방문자 수 1위를 요우커가 차지했다.

롯데면세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내국인 35%, 일본인 30%, 중국인이 25%였던 매출 비중이 2014년에는 중국인이 70%로 시장이 급속히 재편됐다. 하지만 면세점은 사업 특성상 ‘외풍’에 취약하다. 실제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때 외국인 방문이 급감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1인당 구매액도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면세점 업계가 흔들렸다. 이번에는 사드가 면세점 업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 면세점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중국’이다. 중국인 여행객이 1990년대 처럼 급감하면 한국 면세점 산업은 다시 1990년대 암흑기로 접어들 수 밖에 없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산업의 특성상 외부환경에 아주 민감하다”며 “1990년대처럼 암흑기를 대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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