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31명 “27일 분당 결행” 새누리 19년만에 딴 살림 원희룡등 잠룡 속속 합류

1988년이후 첫 4당체제 3지대 연대여부 초미 관심

새누리당이 오는 27일 두 갈래로 갈라선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까지 포함해 출범 19년만이다. 새누리당으로 개명(2012년 2월) 한 지는 약 5년만이다.

김무성ㆍ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비박(非박근혜)계 의원 31명은 21일 “진정한 보수 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로 가겠다”며 “오는 27일 분당을 결행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분당으로 원내 4당 체제가 현실화된 가운데, 일명 ‘비박 신당’이 야권의 비문(非문재인) 세력, 제3지대와 연대해 정치사에 유의미한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관련기사 4면 김무성ㆍ유승민ㆍ정병국ㆍ주호영ㆍ나경원 등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3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모여 동반 탈당 시점과 규모에 대해 논의했다. 이 가운데 중도 성향의 주광덕ㆍ송석준 의원을 제외한 31명이 동반 탈당의 뜻을 모았다. 주호영ㆍ정병국 의원이 분당 준비위원장을 맡아 실무적 절차에 착수한다.

황영철 의원은 회동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27일로 분당을 결행한 이유로 “더 많은 의원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오늘 함께하는 의원들이 지역구 당원과 주민들께 뜻 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27일까지 비박 성향의 중도 의원들이 탈당 대열에 동참할 경우 규모는 40여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

황 의원은 “오늘 참석하지 않은 의원까지 모두 35명이 함께 (탈당)한다고 확인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선도 탈당한 김용태 의원도 분당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인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CBS 라디오에서 “(분당이) 실현되면 ‘박근혜당’이라는 이미지를 깨고 신(新) 보수의 가치를 이룰 새 정당으로 바꿔놓을 생각”이라고 밝혀 사실상 분당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또 추후 대선정국에서 다시 합칠 가능성도 열어놨다.

두 세력은 앞으로 영남지역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유승민 의원이 막판까지 탈당을 고민한 것도 영남지역 여론을 저울질한데 따른 것이다.

현재로선 비박계 쪽이 유리한 듯 하지만, 보수 민심이 재결집할 경우 다시 친박계 쪽으로 저울추가 기울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새누리당 분당이 구체화하며 국회는 교섭단체 기준 ‘4당 체제’로 개편된다. 친박여당과 비박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다. 비박당이 국민의당 소속 의원(38명)보다 많은 수를 확보할 경우 제3당에 자리 잡는다. 121석의 민주당이 제1당으로 거듭난다.

한국 정치사에서 4당 체제는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만들어진 바 있다. 당시 집권여당 민정당이 125석, 평화민주당 70석, 통일민주당 59것, 공화당 35석이었다. 현재와 유사한 당시 4당체제는 1992년 대선을 앞두고 깨져 민정당과 통일민주당이 합당한 민주자유당이 김영삼 전 대통령을 배출시켰다.

4당 체제가 현실화하면 비박당과 국민의당을 포함한 제3지대가 정계개편의 핵이 되리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비박계는 “친박ㆍ친문 패권정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 중심을 만들겠다”고 밝혀 비문 세력, 제3지대와 연대 가능성을 남겼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유 의원에 대해 “새누리당에 계속 있는 한 연대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해 탈당을 전제로 연대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유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