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노 대통령 때보다 평의 일찍 개최
-박 대통령 답변서 제출시한도 앞당겨
-핵심만 ‘선별심리’…당사자 합의없이 안돼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최종 결정할 헌법재판소가 잰걸음을 걷고 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 때보다 절차 면에서 초반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사안의 중대성은 물론 조속한 심리를 바라는 국민적 요구를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헌재는 12일 중남미 출장 중인 김이수 재판관을 제외한 헌법재판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평의(재판관 회의)를 열었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가 헌재에 접수된 지 3일 만에 첫 공식 절차를 진행한 것이다. 2004년에는 노 대통령 탄핵심판이 청구되고 6일이 지나서 첫 평의가 열렸다. 당시 노 대통령의 탄핵안도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 통과됐다. 이번에는 그때보다 사흘 앞당겨 첫 평의를 가진 셈이다.
피청구인인 대통령의 답변서 제출 시한도 노 대통령 때보다 앞당겨졌다. 당시 헌재는 노 대통령에게 답변서 제출까지 10일의 시간을 줬다. 그러나 헌재는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9일 저녁 박 대통령에게 “16일까지 답변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해 7일로 단축했다.
헌재는 또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주심을 맡은 강일원 재판관에게도 해외 출장일정을 급히 마무리하고 조기 귀국하도록 하는 등 신속한 진행을 위해 서두르는 모습을 보였다.
헌재가 변론기일에 들어가기 전 ‘준비절차’를 실시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신속진행’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재판관들은 전날 회의에서 노 대통령 사건 때는 생략했던 준비절차를 갖기로 했다. 준비절차를 통해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 및 증인채택 등을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헌재 관계자는 “워낙 많은 쟁점이 있기 때문에 준비절차에서 쟁점을 정리해 재판기간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향후 효과적인 변론 진행을 위한 사전 조율작업으로 볼 수 있다. 증거를 검토하고 증인들을 재판정에 불러 신문하는 증거조사 절차는 변론기일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증거와 증인 채택 등을 두고 양측의 공방이 길어져 자칫 준비절차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헌재는 “변론을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음주 중반 준비절차를 전담할 재판관이 지정되면 헌재 소심판정에서 첫 준비기일이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일부 핵심 탄핵사유만 심리해 재판기간을 단축하는 일명‘ 선별심리’에 대해서 헌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배보윤 헌재 공보관은 “탄핵심판은 변론주의다. 직권심리제가 아니다”며 “헌재가 직권으로 어떤 건 빼고 (심리)하자고 할 수 없다. 변론과정에서 누락없이 모두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배 공보관은 “(탄핵심판을 청구한) 국회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모든 사안을 심리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국회가 향후 변론에서 다룰 쟁점의 우선순위를 추려 심리하는 것에 어떤 입장을 보일 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